•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포스코 노사, 무쟁의 잠정합의…‘K-철강 경쟁력 강화’ 새 전환점

- 기본임금 인상·성과 연계 보상·안전 강화 등 폭넓은 단협안 신속 합의
- 정부·국회 지원 속 노사 상호 신뢰로 조기 잠정합의 도출
- 국내 제조업계 임단협 관행 탈피…무쟁의 교섭 문화 정착 기대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포스코 노사가 9월 5일 저녁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며, 국내 제조업계 교섭 문화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이번 합의는 기존의 ‘교섭 결렬→조정 신청→쟁의행위 찬반투표→쟁의행위’라는 반복적 관행을 탈피하고, 노사 간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무쟁의 합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잠정합의는 철강산업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 변화와 맞물려 주목받는다. 글로벌 철강 시장에서는 중국과 인도의 생산 확대와 가격 변동성이 계속되고 있으며, 국내 산업 경쟁력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포스코 노사 양측은 ‘초격차 K-철강 경쟁력 강화’를 공동 목표로 설정하고,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협력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부와 국회, 지역사회도 K-스틸법 공동 발의 등 철강산업 지원에 힘을 모으며, 노사가 합의에 이를 수 있는 여건을 뒷받침했다.

 

잠정 합의안에는 다양한 항목이 포함됐다. 기본임금 11만 원 인상과 철강 경쟁력 강화 공헌금 250만 원은 근로자 보상을 강화하는 동시에 회사 성과와 연계된 인센티브 역할을 한다. WSD(World Steel Dynamics) 15년 연속 세계 최고 철강사 선정 기념 우리사주 취득 지원금 400만 원 지급은 노사 성과 공유와 장기적 회사 성장 참여를 독려한다.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과 K-노사문화 실천 장려를 위한 지역사랑 상품권 50만 원 지급도 눈에 띈다.

 

이외에도 성과와 보상을 연계하는 PI(Productivity Incentive) 제도 신설, 입사 시기에 따라 다르게 운영되던 임금체계의 일원화, 작업장 안전 강화를 위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이 합의에 포함됐다. 업계 관계자는 “예년보다 많은 단협 안건을 다루면서도 조기 합의를 이끌어낸 점이 이번 합의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합의는 국내 제조업계 임단협 패러다임 변화의 사례로 주목된다. 그간 제조업계에서는 교섭 과정에서 쟁의행위를 전제로 한 전략이 관행처럼 이어져 왔지만, 포스코 노사는 상호 신뢰와 공동 목표를 중심으로 조기 합의를 실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포스코 노동조합이 보여준 투쟁과 상생의 균형이 다른 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앞으로도 안전한 현장 구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철강산업 경쟁력 회복과 직원 권익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잠정합의안은 다음 주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합의는 임금과 단체협약 수준을 넘어, 국내 제조업계가 나아가야 할 ‘상호 신뢰와 협력’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포스코 노사 양측은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철강 산업 발전과 근로자 권익 강화, 지역사회 상생을 동시에 실현하는 K-노사문화 정착에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