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 강진군이 전국 관광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구 3만여 명의 작은 도시임에도 지난해 방문한 관광객 수가 282만 명에 달하며,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강진군이 지난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반값여행’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관광객들은 강진을 찾으면 여행비의 절반을 지역상품권으로 돌려받을 수 있고, 이를 지역 내 식당과 카페, 관광지, 농수산물 구매에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도 풍부한 여행 경험을 누릴 수 있다.
강진군 관계자는 “소규모 도시임에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지역 특색을 살린 관광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관광객 만족도가 높아졌다”며 “특히 지역상품권을 통한 소비가 지역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진군의 시도가 전국 지자체에 벤치마킹 사례로 떠오르면서, 작은 군 단위 도시가 혁신적인 관광 정책으로 주목받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강진군, 관광객 소비 절반을 지역상품권으로 환급…지역경제 활력 기대

‘반값여행’은 2명 이상 관광객이 강진을 찾아 쓴 여행비의 절반(최대 20만 원)을 강진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제도다. 개인 1인은 최대 10만 원까지 환급받을 수 있으며, 이 상품권은 강진군 내 관광 명소, 식당, 카페, 농수산쇼핑몰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강진군은 지난해 22억 원의 예산으로 사업을 추진, 관광객 소비와 지역상품권 사용으로 인한 생산 유발효과 240억 원, 부가가치 100억 원 이상, 취업유발 효과 2200여 명이라는 성과를 냈다. 특히 관광객의 체류 시간과 숙박 이용률이 크게 증가하며,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한, 강진군은 반값여행을 통해 관광객의 재방문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역상품권 사용이 지역 내 소비로 연결되면서 자연스러운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으며, 농수산물 판매와 지역 축제 참여율도 동반 상승했다. 강진군은 이 성과를 바탕으로 관광 코스와 체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방문객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는 전략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전국 20개 인구감소지역으로 ‘반값여행’ 모델 확대…정부 65억 지원

강진군의 성공 사례는 정부 정책에도 반영됐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6년 예산안에는 ‘지역사랑 휴가지원제’ 사업이 포함돼, 전국 20개 인구감소지역에서 여행비의 절반을 지역화폐로 환급하는 시범사업이 진행된다. 1인 여행은 최대 10만 원, 2인 이상 팀은 최대 20만 원까지 환급받을 수 있으며, 정부와 지자체가 각각 30%, 70% 비용을 부담한다.
정부 관계자는 “지역화폐 환급은 관광객 재방문을 유도하고 지역 내수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사업은 10만 팀을 대상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농어촌·인구감소지역을 중심으로 관광객 유입을 확대하고, 지역별 특화 관광 콘텐츠를 연계하는 전략도 추진된다. 또한, 지자체별 여행 코스와 숙박,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관광 인프라와 연계해 지역 경제 전반에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관광수요 분산, 지역 내 소비 촉진, 관광객 재방문률 상승 등 다각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강진군 정책 벤치마킹 줄이어…지자체들 현장 체험하며 운영 노하우 습득

강진군의 ‘반값여행’은 다른 지자체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경남 하동군, 경북 상주시, 전남 해남군, 여수시 등은 최근 강진을 찾아 정책을 배우고 직접 체험했으며, 영암군, 완도군, 전주시 등은 운영 방법, 조례, 정산 절차 등을 문의했다. 경기권, 충청권, 영남권에서도 벤치마킹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강진원 군수는 “국무회의에서 대통령께서 직접 ‘반값여행’을 언급하셨다. 작은 강진군의 도전이 이제 전국적인 모델로 인정받았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강진은 볼거리도 많고, 지역 특성에 맞는 관광 아이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강진군은 벤치마킹 방문객들에게 실제 여행 신청 과정을 체험하도록 하고, 관광지와 숙박시설, 지역 농수산물 소비까지 연계된 정책 효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지자체 간 경험 공유를 위해 운영 매뉴얼과 정산 시스템, 지역화폐 환급 방식 등 구체적 자료를 제공하며, 방문한 지자체들이 지역 실정에 맞게 변형·응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현장 체험과 맞춤형 상담은 전국적인 ‘반값여행’ 확산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경제적 파급효과·선순환 구조 확인

반값여행은 단순 관광을 넘어 지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목포대 관광학과 심원섭 교수는 지난해 포럼에서 “10개월간 반값여행으로 관광객 소비액과 상품권 사용액이 산업 전반에 미친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 150억 원, 부가가치유발 60억 원, 취업유발 2213명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방문객들이 사용한 지역상품권은 다시 강진 농수산물과 음식점 등에서 소비되며 지역경제 선순환을 만들어내고 있다. 또한, 숙박업과 체험 관광 프로그램, 전통시장 매출 증가 등과 연결되면서 관광 산업 외에도 소상공인과 농어업 분야에 실질적 효과를 주고 있다. 관광객의 체류 시간 증가와 재방문율 상승은 지역 관광 브랜드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강 군수는 “처음 시도한 정책이 불확실성과 도전 속에서도 군민들의 적극적인 지지 덕분에 성공했다. 앞으로도 군민 의견을 수렴해 관광, 축제, 지역 정책을 연결하며 신강진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진군은 이를 기반으로 관광 코스와 체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지역화폐 활용과 지역 산업 연계를 강화하는 전략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