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오명숙 기자 | 전남 함평군이 국가유산청이 주관한 ‘2026 우리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에 최종 선정되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문화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번 선정으로 군은 내년부터 함평향교와 향교리 숲을 중심으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민과 관광객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열린 문화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함평향교는 조선시대 교육과 제례의 중심지로서 오랜 세월 지역 유림의 정신적 구심점 역할을 해왔고, 인근 향교리 숲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느티나무와 팽나무, 개서어나무가 어우러져 수백 년 동안 마을을 지켜온 생태·문화적 자산이다.
함평군은 이처럼 역사와 자연이 맞닿은 공간을 보존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공동체의 삶과 연결된 체험형 문화공간으로 재창조하겠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2026년 3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지는 이번 사업의 핵심은 ‘고즈넉한 숲길 따라 함평향교 路(로)’ 프로그램이다.
기산영수의 풍취를 따라 걸으며 선비들의 삶과 사유를 체험할 수 있는 ‘함평 선비 지혜길’ 트레킹, 숲속에서 전통 풍류와 음악을 즐기며 휴식과 치유를 얻는 ‘기산영수 쉼표 시간’, 함평향교의 역사와 문화를 시와 음악으로 풀어내는 ‘향교, 천년을 읊다’, 그리고 다문화 가정과 지역민이 어울려 함께 문화를 나누는 ‘함평이 그린 다문화’ 등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 지역민은 물론 외부 관광객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유산청의 공모사업은 매년 전국의 문화유산을 대상으로 지역 맞춤형 활용모델을 발굴하고 있는데, 함평군은 향교와 숲이라는 역사와 생태를 결합한 융합형 기획을 내세워 차별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숲을 함께 활용하는 방식은 기존의 향교 활용사업과는 다른 접근으로, 문화와 자연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이번 사업을 통해 함평향교와 숲이 지역 대표 문화자원으로 자리매김할 뿐 아니라, 전통문화 체험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문화체험형 관광은 숙박·음식·특산품 소비로 이어져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다문화 가정과 지역민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세대와 문화를 잇는 교류의 장이 되어, 문화유산을 현재의 삶 속에 살아 있는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결국 이번 사업은 함평군이 지닌 역사적 자산을 보존에 머물지 않고 현대 사회에 맞게 재해석하고 재창조하려는 도전이다. 함평향교와 향교리 숲은 이제 과거의 흔적에 그치지 않고 교육과 관광, 소통과 치유가 함께 이루어지는 살아 있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전망이며, 지역민에게는 자부심을, 방문객에게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