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I F&F 김창수 회장의 고배당 결정을 둘러싼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겉으로만 보면 실적 조정기에도 유지된 높은 배당률이 다소 이례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한편에서는 이를 ‘경영진의 자신감’과 ‘주주 신뢰 유지 전략’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F&F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글로벌 소비 경기 둔화와 환율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주당 1,700원의 배당을 유지했다. 단기 실적에 흔들리지 않고 일관된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김창수 회장과 지주사 F&F홀딩스가 높은 배당을 받는 구조 역시 오너가 책임을 지는 ‘동일 이익 공유 모델’로 해석 가능하다. 오너 일가가 주요 주주인 만큼, 이 배당은 기업의 성장 방향을 자신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F&F의 지배구조는 최근 지주사 중심의 효율적 재편을 통해 브랜드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MLB·디스커버리·바닐라코 등 브랜드가 성장하는 상황에서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체계는 필수적 요소다. 상표권 사용료를 지주사로 집중시키는 구조 역시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IP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당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현대 글로벌 패션기업 다수가 채택하는 구조다.
일각이 제기하는 ‘원맨 체제’ 비판 역시 시각의 균형이 필요하다. 김창수 회장이 대표이사·이사회 의장·지주사 회장을 겸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빠른 의사결정과 브랜드 경쟁력 관리가 핵심인 패션 산업 특성과 맞닿아 있다. 글로벌 브랜드 운영사들은 대부분 창업자 주도형 리더십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루이비통·자라·테슬라의 성장도 강력한 오너십이 견인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또한 김 회장의 장남 김승범 상무가 이끄는 비상장사 에프앤코의 성장 역시 시장 확대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국내를 넘어 동남아·중국·미국 등으로 K-패션 영향력이 확산되는 가운데, 세대 간 경영 철학 이전과 글로벌 브랜드 전략 다변화는 오히려 기업의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단순 ‘승계’ 프레임보다 기업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F&F는 여전히 성장 중이다. 안정적 재무구조, 높은 브랜드 충성도, 해외 시장 확장, 안정적 주주정책은 분명 이 기업을 지탱하는 축이다. 시장은 단기 성과보다 F&F가 어떤 구조로 글로벌 브랜드 포트폴리오 기업으로 진화할 것인지에 주목해야 한다.
기업 배당의 정당성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도, 혁신 투자와 병행된다면 성장 신호가 될 수도 있다. 판단은 결국 향후 실적으로 증명된다. F&F가 배당 논란을 성장 논쟁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