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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이노베이트, 육아휴직자 승진 배제 논란 확산…뒤늦은 제도 수정에도 ‘진정성’ 공방

GL제도 도입 후 최근 2년 고과 기준 논란
육아휴직 복귀자 승진 배제 비판 확산
논란 커지자 뒤늦게 기준 완화 조치
사측 “배제 아냐…오히려 승진 기회 확대”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롯데이노베이트(대표이사 김경엽)가 새 인사제도 도입 과정에서 육아휴직자를 사실상 승진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회사는 뒤늦게 승진 평가 기준을 일부 조정했지만 “땜질식 대응”이라는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롯데이노베이트는 “육아휴직자 배제는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승진 기회는 확대됐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이노베이트는 올해부터 성과·직무 중심 평가를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GL(Growth Level) 인증제’를 도입했다. 기존 연공·연차 기반 직급 승진 제도를 폐지하고 전문성·성과 중심 승진 체계로 전환했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그러나 승진 신청 자격을 최근 2개년 평균 이상 고과자로 제한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육아휴직자 상당수가 자연스럽게 승진 경쟁에서 불이익을 받은 셈이다.

 

육아휴직 후 복직한 한 직원은 “회사의 제도 변경 시점을 전혀 안내받지 못한 채 복귀 즉시 승진 자격이 사라졌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육아휴직은 권리라고 하면서도 불이익을 주는 모순된 인사 운영”이라고 반발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롯데이노베이트는 최근 기준을 일부 조정했다. 사측은 “육아휴직 복귀자의 경우 기존 2개년 고과 대신 복귀 후 1개년 평가만으로 승진 신청이 가능하도록 완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근본적인 차별 구조는 그대로”라는 비판이 이어진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이번 논란에 대해 “육아휴직자를 특정해 배제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직무주의 HR제도는 기존 연공 중심 인사에서 전문성과 성장 중심의 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다. 2025년 3월 임직원 설명과 동의를 포함한 절차를 거쳐 적법하게 도입됐다. GL 인증은 셀프노미네이션(자기추천), 동료·보임자 평가, AI 검증, 커미티 심의 등 다단 평가로 공정성을 갖췄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사측은 또한 육아휴직자 불이익 주장에 대해 “육아휴직자에 대한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복귀자의 승진 신청 요건을 일반 직원보다 완화했다. 기본 기준은 최근 2개년 평균 이상 고과지만, 육아휴직자와 경력 입사자는 ‘복귀 후 1년’ 평가만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오히려 기존 승진제도에서 제외됐던 복귀자 100여 명이 이번 제도 개편을 통해 승진 대상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롯데이노베이트는 향후 제도 보완 계획도 “혼선을 줄이기 위해 1년 미만 단기 휴직자는 기존 평가 기준을 적용하는 예외 조항을 이미 마련했다. 휴직 기간이 1년 6개월까지인 경우 추가 완화도 검토 중이다. 구성원과 소통하며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노동계와 인사 전문가들은 논란의 본질을 “평등한 승진 기회 보장 문제”로 보고 있다. 한 노무사는 “육아휴직 사용자가 불이익을 체감했다면 제도 설계와 운영 과정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며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면 저출산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2013년부터 여성가족부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논란으로 이 인증의 정당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동계는 김경엽 대표에게 “사태 수습형 제도 보완이 아니라 공식 사과와 제도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