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셋 ‘블랙웰 GPU’ 5만 개를 확보하며 미래 모빌리티 혁신의 열쇠를 손에 쥐었다. 자율주행과 스마트팩토리를 잇는 핵심 기술 ‘피지컬 AI’를 구현할 연산 자원을 단숨에 확보하면서, 자동차 제조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지난 31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사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해 자율주행, 로봇 디바이스, 스마트팩토리 등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공동 개발 중”이라며 “블랙웰 GPU를 기반으로 차량과 공장의 AI 생태계를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하겠다”고 강조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현대차에 GPU 5만 장을 공급해 자율주행과 AI 공장 구축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그간 자율주행 경쟁에서 다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특히 경쟁사인 혼다가 이미 2021년 레벨 3 자율주행차 양산에 성공한 반면, 현대차는 2027년 레벨 2+ 자율주행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블랙웰’ 수급은 이러한 기술 격차를 메꿀 결정적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블랙웰 GPU는 초고속 연산이 가능한 차세대 AI 칩으로, 복잡한 도로 상황이나 갑작스레 등장하는 장애물 등 이른바 ‘엣지 케이스’ 대응 학습에서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업계 관계자는 “좁은 골목길에서도 단번에 최적 경로를 계산하고 판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가능해졌다”며 “시행착오 없는 자율주행 개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차는 이번 GPU 공급을 계기로 테슬라가 시도 중인 ‘統 AI 기반 제조혁신’ 모델을 자신들의 방식으로 구현하려 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와 자율주행차가 동일한 AI 컨트롤러로 작동된다면, 제조공정의 자동화는 물론 AI가 설계·생산·운영 전 과정을 통제하는 ‘이포레스트(E-FOREST)’로의 도약이 가능해진다
익명의 업계 전문가는 “이미 글로벌 완성차업계는 공장 로봇과 자율주행차가 같은 두뇌로 움직이는 ‘통합형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현대차도 엔비디아 협력으로 그 궤도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엔비디아의 DGX™, 옴니버스™, 드라이브 AGX 토르™ 등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조 라인 디지털 트윈 구축과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고도화를 이미 진행 중이다. 향후 자율주행뿐 아니라 개인화된 디지털 어시스턴트, 지능형 인포테인먼트, 적응형 실내 환경 제어 등 차량 내 AI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AI 컴퓨팅 성능을 바탕으로 보다 직관적이고 안전한 운전자 경험을 구현하고, 생산 및 물류까지 전 과정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