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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 계좌 해킹, 100억 물어달라”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 “76억 탈취·총 100억 손해” 주장
미래에셋 “60억 회수 완료, 차액만 배상 대상” 반박
BTS 정국·에코프로 회장도 해킹 표적 올랐으나 피해 없어
법정 공방 예고… 전자금융거래 책임 공방 본격화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국내 자기자본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에서 고객 계좌가 해킹돼 수십억 원의 자산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로, 그는 “증권사가 계좌 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며 100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배 전 대표는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2023년 말 내 계좌가 해킹돼 현금과 주식이 무단으로 인출됐다”며 “전자금융거래법상 금융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킹은 2023년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에 발생했다. 당시 배 전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사건’으로 법정 구속 중이었다. 해커들은 이 시기를 노려 그의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 정보를 확보한 뒤 접근권을 탈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통신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즉각적인 대응이 불가능했다. 해커들은 이를 이용해 그의 계좌에서 현금 37억3000만 원을 인출하고, 39억3000만 원 상당의 주식을 강제 매도해 외부 계좌로 이체했다. 배 전 대표는 “당시 매도된 주식을 보유했을 경우 현재 가치는 110억 원 수준”이라며 “금융사의 관리 소홀로 인한 명백한 손해”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해킹 조직은 다른 유명인도 노린 것으로 전해졌다. 군 복무 중이던 BTS 멤버 정국과 수감 중이던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의 계좌도 공격 대상에 포함됐지만, 증권사 측의 이상 거래 감지 시스템이 작동해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은 “시스템상의 보안 결함은 없었으며, 배 전 대표가 주장하는 피해 규모는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회사 측은 “당사 계좌는 3단계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치며, 배 전 대표 명의의 휴대전화·정부시스템 신분증 인증·케이뱅크 1원 인증 모두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며 “금융사가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래에셋증권은 피해금 일부가 배 전 대표 본인 명의의 삼성증권·케이뱅크 계좌로 이동한 만큼 모든 손실을 자사 책임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총 피해금 76억6000만 원 중 60억8000만 원은 회수됐으며, 실질적 피해액은 약 15억8000만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배 전 대표가 주식의 현재 시세를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했으나 법원이 이를 그대로 인정할 가능성은 낮다”며 “해킹의 직접 원인과 피해 규모를 법정에서 명확히 다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국내 최대 증권사에서 대형 해킹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전자금융거래에서 금융회사의 관리 책임 범위’와 ‘피해자 과실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며, 법원의 판단에 따라 향후 유사 사건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