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4.2℃
  • 맑음강릉 1.9℃
  • 맑음서울 -1.6℃
  • 맑음대전 -1.3℃
  • 맑음대구 2.0℃
  • 맑음울산 1.6℃
  • 맑음광주 0.6℃
  • 맑음부산 2.6℃
  • 맑음고창 -1.9℃
  • 맑음제주 5.5℃
  • 구름많음강화 -2.8℃
  • 맑음보은 -3.8℃
  • 맑음금산 -2.8℃
  • 맑음강진군 0.9℃
  • 맑음경주시 -3.0℃
  • 맑음거제 0.9℃
기상청 제공

전남도청 흙공예 동호회, 작은 손끝에서 피어난 큰 울림

- 장애인복지시설 찾아 흙공예 체험과 재능기부 따뜻한 소통과 치유의 시간 나눠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흙을 만지는 동안, 마음이 참 편안해졌어요.”

 

지난 3일 전남 무안에 위치한 장애인복지시설 ‘무안자립원’에서는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하루가 펼쳐졌다. 전라남도청 직장 동호회 ‘오물조물 흙공예’ 회원들이 자립원 이용자들과 함께 흙을 빚으며 나눈 이야기다.

 

이날 동호회 회원 10여 명은 자립원에 입소한 장애인 20여 명과 함께 흙공예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접시, 연필꽂이, 생활 소품까지 모양은 제각각이지만 정성은 모두 한가득. 누구는 손끝으로 조물조물, 누구는 옆사람 작품에 감탄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흙을 만지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마음까지 말랑말랑해지는 순간들이 이어졌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점점 서로 손짓으로 이야기하고, 웃음을 주고받으면서 벽이 허물어졌어요.” 박현정 동호회 회장은 이날을 이렇게 회상했다. “흙공예는 그 자체로 치유가 되지만, 오늘은 함께 만든다는 것에서 더 큰 의미가 있었죠.”

 

무안자립원은 직업재활과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시설이다. 평소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지만, 이렇게 외부에서 찾아와 함께 만들어가는 시간은 자립원 입소자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된다.

 

참여한 한 이용자는 “직업훈련보다 더 자유롭고, 스스로 뭔가를 만든다는 게 즐거웠다”며 “흙을 빚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오물조물 흙공예’는 2020년 전남도청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동호회다. 흙공예 경험이 없어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바쁜 업무 속에서 작은 쉼표를 찍는 시간이 되어주고 있다. 매주 화요일 열리는 모임은 취미 활동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동료들과 소통하고 스스로를 돌보는 소중한 시간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이제, 그 손끝의 정성을 지역 사회와 나누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작은 손으로 빚은 흙 조각이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가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계속 찾아갈 거예요.”

 

‘작지만 큰 울림’을 남긴 그들의 이야기는, 오늘도 조용히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