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방제일 기자 | ‘골프장 경쟁력’을 주제로 한 특별 세미나가 17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대한골프전문인협회 강의실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한국골프미디어협회와 대한골프전문인협회가 공동 주최했으며, 골프장 대표 및 임직원, 관련 업체 관계자, 골프 전문 미디어 종사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번 세미나는 장기 불황 국면 속에서 골프장이 생존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실질적인 경영 전략과 혁신 사례를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골프장 산업의 미래는 더 이상 단순한 수요·공급 논리가 아닌, 치열한 업계 내 경쟁력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현장의 고민과 해법을 함께 짚는 자리였다.
“불황을 이기는 힘은 구조 혁신에서 나온다”
윤재연 원온 대표, 골프 예약 시스템으로 본 골프장의 미래
오전 강연자로 나선 원온그룹 윤재연 대표는 ‘혁신경영’을 주제로 골프 예약 플랫폼 ‘원온(ONEON)’ 도입을 대한민국 골프 예약 시스템 전반의 표준화 프로젝트로 규정하며, 구조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30년 현장 경험이 증명하듯, 시스템의 한계는 결국 경영 손실로 되돌아온다”며 “원온은 AI와 자동화를 통해 이러한 비효율을 제거하고, 골프장 경영자들에게 ‘티타임 완판’이라는 새로운 과학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변화를 주도할 것인지, 아니면 변화에 휩쓸릴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윤 대표는 “원온의 목표는 명확하다. 대한민국 골프 예약 시스템을 AI 기반의 효율적인 표준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라며 “미래는 이미 시작됐고, 원온은 그 변화를 현실로 만들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오거스타에서 배우는 골프장 혁신의 본질
이날 세미나의 문을 연 대한골프전문인협회 김맹녕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골프장 혁신 사례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을 소개했다. 오거스타는 PGA 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장소로, ‘비상업주의(No Commercialism)’ 원칙을 고수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은 “마스터스는 타이틀 스폰서와 기업 광고를 철저히 배제하지만, 대회가 끝날 때마다 가장 높은 수익을 창출한다”며 “갤러리 티켓, 기념품 판매, TV 중계권 수입만으로도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는 구조는 모든 골프장이 참고해야 할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골프미디어협회 조성수 회장(골프먼슬리 대표)은 “골프계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골프장뿐 아니라 골프 산업 전반이 유튜브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홍보·마케팅 전략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며, 나아가 AI 등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경영에 접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 사례로 본 골프장 경쟁력의 현재와 미래
매년 개최되는 ‘한국골프장 경쟁력 특별세미나’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골프장 경영 환경 속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경쟁력 있는 골프장과 개인 혁신상 수상자들의 실적이 어느 해보다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경영혁신대상은 매년 20~30억 원을 과감히 재투자하며 골프 산업과 골프 문화의 질적 성장을 이끌어온 킹스데일 골프클럽이 수상했다.
킹스데일 GC는 최근 5년간 매년 정규 프로골프대회를 개최했으며, 매년 1개월 이상의 동계 휴장 기간을 활용해 3개 그린 전면 재조성, 전 홀 챔피언 티박스 연장, 리베티드 벙커 44개소 조성 등 코스의 완성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그린 스피드는 3.8m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스타트하우스 신축과 클럽하우스 리모델링, 금강송 등 조경수목 3,000주 식재를 통해 시설과 경관 모두에서 차별화를 이뤄냈다. 이는 국내 골프장에서는 보기 드문 수준의 재투자로, 한국 골프장 산업의 ‘재투자 문화’를 선도하는 압도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개인별 혁신상은 뛰어난 성과로 업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4인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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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길우 팀장(썬힐 GC, 캐디 부문) -36홀 골프장을 최소 인력으로 효율적으로 운영한 공로 손의창 이사(골드힐 트룬 GC, 잔디 부문) -위기 상황에서 ‘생존 관리’ 개념의 잔디 관리 기법을 선도 윤희두 사장(청주 공군 골프장, 마케팅 부문) -3홀 동시 티업 시스템으로 연간 4~5억 원 매출 증대 김기남 부장(일동레이크 GC, 지원 부문) -코스 직원으로서 600팀 이상의 고객 유치로 영업 지원 성과 창출 |
수상자 4인에게는 포노 아티스트(Phono Artist) 우석용 작가의 작품이 수여됐다. 우 작가는 스마트폰으로 예술적 감성과 상상력을 표현하는 ‘폰그림’ 전문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변화와 혁신만이 생존의 해법”
안용태 이사장, 골프장의 구조적 경쟁력 강조
오후 강연에 나선 대한골프전문인협회 안용태 이사장(GMI 회장)은 “골프장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 외에 다른 해법은 없다”고 단언했다. 안 이사장은 “국내 골프장 구조를 보면 실질적인 프로 집단은 ‘무노동 무임금’ 구조의 캐디뿐”이라며 “골프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골프장 스스로가 탄탄한 영업 기반과 수익 구조를 먼저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K-골프가 미국이나 일본 등 골프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골프장 경영의 체질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이번 세미나가 각 골프장에는 어떤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전략을, 골프 전문인들에게는 스스로를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인재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치킨게임 속 골프장, ‘비장의 무기’가 필요하다
이번 세미나는 골프장이 부도 위기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응 전략을 공유하는 데 의미를 더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골프장 산업이 수요·공급 논리를 넘어 본격적인 ‘치킨게임’ 국면에 접어들며, 약 10% 내외의 골프장이 구조조정 혹은 도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제 골프장 산업은 ‘적재적소 생산’과 통념을 뛰어넘는 파괴적 혁신이 요구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번 세미나에서 제시된 다양한 사례와 메시지가 골프장 경영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