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법인 투자 시장 개방을 앞두고 기업 고객 확보를 위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제도 변화 가능성에 대비해 법인 전용 서비스와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정비하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코빗은 최근 법인 전용 플랫폼 ‘코빗비즈(Korbit Biz)’의 기능을 전면 강화했다. 관리자 계정과 실무 계정을 분리하고, 자금 입출금 권한을 관리자에 한정하는 방식으로 내부통제 수준을 끌어올렸다. 아울러 담당자별·용도별 자산 분리 관리가 가능한 포트폴리오 기능을 도입해 법인 자산 운용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였다.
업비트는 한발 앞서 이달 초 기업 전용 서비스 ‘업비트 비즈’를 공식 출시했다. 서비스 출범과 함께 법인 고객 대상 세미나 ‘업비트 비즈 인사이트(UBI) 2025’를 열고, 매매·보관·운용을 통합한 올인원 구조와 100% 콜드월렛 기반 커스터디 시스템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업비트는 기관 수준의 보안과 인프라를 앞세워 기업 디지털자산 관리의 표준을 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빗썸 역시 법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10월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빗썸 BIZ 컨퍼런스 2025’를 개최해 법인 특화 서비스와 함께 가상자산 회계 처리 기준, 스테이블코인 활용 방안 등 실무 중심의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빗썸은 제도 이해도와 자문 역량을 바탕으로 법인 고객의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코인원도 법인 전용 페이지 ‘코인원 BIZ’를 개설하고 관련 서비스를 정비했다. 투자 목적별 자금 분리 관리 기능을 비롯해 거래 내역 보고서 제공, 기관용 지갑 관리, 전담 어카운트 매니저 배정 등을 통해 법인 계좌 운영의 편의성을 강조하고 있다.
거래소들이 법인 고객 유치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거래 규모 확대에 따른 수익성 기대가 깔려 있다. 법인은 개인 투자자보다 거래 단위가 크고, 자산 보관·관리·보고 등 부가 서비스 수요도 동반돼 커스터디와 B2B 서비스 확장 가능성이 크다. 상장사와 금융사 등 법인 참여가 늘어날 경우 시장 신뢰도 역시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거래소들의 선점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 양상도 단순 매매 지원을 넘어 보안, 내부통제, 자산 운용 체계를 포괄하는 인프라 경쟁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법인 고객이 요구하는 기준이 개인 투자자보다 훨씬 엄격한 만큼, 서비스 완성도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법인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지는 않았지만, 거래소들은 허용 시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사전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다만 제도 시행 시점과 세부 기준이 불투명한 만큼, 예측 가능성을 높일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