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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시설에서 야간 힐링 명소로’… 아산 ‘호롱빛공원’의 변신

소각장 이미지 벗고 빛·과학·스토리 입은 도시 야간문화 거점으로
19억 투입 야간경관 조성, 시민 체감형 공원으로 재탄생

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한때 기피시설로 여겨지던 소각장이 시민의 야간 힐링 명소로 탈바꿈했다. 아산시 환경과학공원이 ‘호롱빛공원’이라는 새 이름으로 빛과 이야기를 입으며, 아산의 밤 풍경을 바꾸고 있다.

 

아산환경과학공원은 2011년 개장한 복합 환경기초시설로, 생활자원처리장(소각장)을 비롯해 생태곤충원, 장영실과학관, 그린타워 전망대 등이 한 공간에 조성돼 있다.

 

폐열을 활용한 주민편의시설 운영으로 친환경 행정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아 왔지만, 야간에는 어둡고 한산해 안전과 이미지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아산시는 총 19억 원을 투입해 공원의 야간 명소화 사업을 추진했다. 공원 전역에 경관조명을 설치하고 동선을 정비했으며, 조형물과 스토리 요소를 결합해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특히 아산시 시조인 수리부엉이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호롱이’를 도입해 공원 전체에 정체성과 서사를 더했다.

 

새롭게 조성된 호롱빛공원은 ‘달빛로드’, ‘호롱빛놀이터’, ‘매직스페이스’, ‘별빛가든’ 등 네 개의 테마존으로 구성된다. 공원 입구에는 부엉이 눈썹을 형상화한 게이트와 고보조명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중앙광장에는 대형 팽이 조형물과 우주를 연상시키는 미디어아트가 밤하늘 아래 색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별빛가든에서는 씨앗조명과 디지털 자연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져 ‘빛 속 산책’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실옥지 데크에 설치된 하트조명은 가족과 연인의 대표적인 포토존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아이들을 위한 ‘호롱빛놀이터’는 은하수, 빛, 시간, 에너지 등을 테마로 꾸며져 일몰 이후에도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산책로와 쉼터 정비까지 더해지며 공원은 야간에도 오래 머물 수 있는 가족형 공간으로 기능이 확대됐다.

 

공원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밤에 와도 무섭지 않다”, “아이들과 사진 찍을 곳이 생겼다”, “저녁 산책이 즐거워졌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낮에는 생태곤충원과 장영실과학관, 그린타워 전망대를 둘러보고, 해가 지면 호롱빛공원에서 산책을 즐기는 ‘하루 코스’ 방문 패턴도 자연스럽게 정착되고 있다.

 

야간경관 개선은 주변 지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원을 중심으로 시민 이동 동선이 넓어지고, 인근 상권에도 활기가 더해지며 도시 이미지 개선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환경기초시설이 지역의 야간문화 거점으로 기능을 확장한 셈이다.

 

호롱빛공원에서는 또 하나의 변화가 진행 중이다. 한때 소각장 굴뚝이었던 ‘아산그린타워’가 우주항공 연구 기반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산시는 지난해 6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그린타워를 활용한 우주발사체 무중력환경 시험시설 구축과 항공·우주 기술 홍보에 협력하기로 했다.

 

차세대 발사체 부품 개발을 위한 낙하시험시설 부지를 검토하던 항우연은 150m 높이의 그린타워 구조적 가능성에 주목했고, 아산시는 타워 내부의 빈 공간을 연구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했다.

 

시는 향후 공원 내에 누리호 대형 조형물을 설치해 대한민국 우주항공 기술의 성과를 소개하고, 기피시설이 미래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는 상징성을 시민과 방문객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오세현 아산시장은 “호롱빛공원은 기피시설이라는 한계를 넘어 시민의 일상을 밝히는 도시 자산으로 다시 태어났다”며 “앞으로도 공원의 가치를 확장해 시민이 안전하고 즐겁게 머물 수 있는 대표적인 야간문화 공간으로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