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엔비디아가 인텔의 차세대 반도체 제조 공정인 ‘18A(1.8나노미터)’를 활용한 칩 생산 시험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텔이 차세대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을 위해 내세운 핵심 기술에 다시 한 번 의문부호가 붙는 분위기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최근 인텔의 18A 공정 테스트를 시작했으나, 이후 이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엔비디아와 인텔은 관련 질의에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인텔 측은 “18A 공정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만 밝혔다.
인텔은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오코틸로에 위치한 신규 반도체 공장 ‘팹52(Fab 52)’를 가동하며 18A 공정을 적용한 양산 체제에 돌입했다. 해당 공정은 인텔이 미국 내에서 개발·생산한 가장 첨단 기술로, 차세대 반도체 경쟁력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18A 공정에는 인텔이 처음으로 도입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트랜지스터 기술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전력 효율을 높이고 고성능 연산 처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인텔은 이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를 추격하고, 미국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구상을 내세워 왔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잇단 공정 지연과 수율 문제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번 엔비디아의 테스트 중단 역시 기술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9월 인텔 지분 약 10%를 취득했고, 이후 엔비디아도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AI 반도체 최강자인 엔비디아의 참여가 인텔의 체질 개선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다만 이 투자에는 엔비디아 칩을 인텔 공장에서 생산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투자 발표 직후 인텔 주가는 15% 넘게 상승했지만, 최근 들어 상승세는 꺾였다. 최근 한 달간 주가는 약 1% 하락하며 시장의 신중한 시선을 반영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시험 중단이 일시적 판단인지, 혹은 인텔의 기술 경쟁력에 대한 구조적 의문을 드러낸 신호인지는 향후 추가 행보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