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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시선]공영민 고흥군수 체제, 행정은 왜 52번이나 통과됐나?

- 상보다 중요한 건 구조였다…성과를 만든 행정의 작동 방식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지난해 고흥군이 받은 기관표창은 52건이다.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 장·차관급 표창, 도지사 표창까지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숫자만 놓고 보면 ‘역대급 성과’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하지만 이 기록은 그렇게 간단히 정리할 성격이 아니다. 상의 개수보다 눈여겨볼 지점은 따로 있다. 52관왕은 화려한 결과라기보다, 고흥군 행정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였는지가 평가 때마다 되풀이돼 확인됐다는 흔적에 가깝다. 성과보다 먼저 구조가 시험대에 올랐고, 그 구조가 여러 차례 통과됐다는 뜻이다.

 

고흥군의 표창 목록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보인다. 특정 정책이나 한두 부서에 성과가 몰리지 않았다. 노사문화와 주소정책 같은 행정의 기본, 정부합동평가와 공약이행 평가라는 종합 성적표, 물가와 지역경제 관리, 귀농귀촌과 보건·복지, 환경·안전, 그리고 드론 산업까지 평가 영역이 넓다. 평가 주체도 중앙정부와 전라남도, 각 부처로 제각각이다. 기준이 다른 평가들이 같은 해에 같은 방향의 점수를 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최고 훈격에서 나왔다. 노사문화 우수행정기관 대통령상과 주소정책 업무 유공 국무총리상이다. 조직 내부의 노동 환경과 주민 일상과 맞닿은 주소 행정이 동시에 평가받았다. 겉으로 드러나는 대형 사업보다 행정의 신뢰와 완성도가 먼저 점검됐다는 신호다.

 

행정의 구조적 안정성은 종합 평가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고흥군은 정부합동평가에서 전라남도 1위를 기록했고, 민선 8기 공약이행 평가에서는 전국 최고 등급인 SA를 받았다. 공약을 내걸고 끝나는 행정이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실행과 점검까지 한 흐름으로 관리됐다는 평가다. 정책을 세우는 속도보다 정책을 유지·관리하는 힘이 점수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경제·산업 분야 평가는 행정의 체력을 가늠하게 한다. 지방물가 안정관리 평가 가등급, 지역경제 활성화 평가 우수기관 선정은 단기 성과보다 관리 능력을 본 결과다. 물가와 지역경제는 눈에 띄는 이벤트보다 일관된 관리가 성패를 가른다. 이 영역에서 점수를 받았다는 건, 고흥군 행정의 기본 리듬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농업과 인구 정책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귀농어·귀촌 우수 시군 최우수상은 단순 유입 숫자가 아니라, 정착을 뒷받침하는 행정 시스템을 평가한 결과다. 보건·복지 분야의 건강증진사업 우수기관, 환경·안전 분야의 대한민국 새단장 추진 최우수 지자체 선정 역시 현장 관리와 정책 연속성을 중시한 평가였다.

 

전통 행정과 신산업 정책이 동시에 평가받았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고흥군이 3대 전략 가운데 하나로 추진해 온 드론 산업은 K-드론 배송 상용화 사업 우수기관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실증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생활과 물류로 연결됐다는 점이 평가의 핵심이었다. 기본 행정과 신산업이 같은 해에 점수를 받았다는 사실은 고흥군 행정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이 같은 결과 뒤에는 행정을 대하는 관점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평가에 맞춰 정책을 꾸미는 방식이 아니라, 정책을 제대로 설계하면 평가는 따라온다는 접근이다. 계획–집행–점검–보완이 반복되는 구조 속에서 성과가 누적됐고, 그 축적이 52건의 기관표창과 9억여 원의 재정 인센티브로 이어졌다.

 

군 행정과 관계자는 “성과는 공직자만의 결과가 아니라 군민과 함께 만든 과정의 축적”이라며 “현장에서 나온 요구를 정책에 반영하고, 행정이 이를 뒷받침하는 구조를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52관왕’이라는 숫자는 눈길을 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그 숫자가 만들어진 과정이다. 공영민 군수는 성과를 내세우기보다 행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먼저 점검하는 데 군정의 중심을 둬 왔다. 52번의 평가는 그 선택이 어떤 결과로 돌아왔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