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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그림으로 만나는 가장 조용한 위로' 박소담 첫 산문집 《소류지에 머무는 밤》 출간

- 상실과 애도를 건너온 한 화가의 산문

지이코노미 방제일 기자 |  화가이자 시인, 그리고 교사로 살아온 박소담 작가가 첫 산문집 《소류지에 머무는 밤》을 출간했다. 이 책은 상실과 애도의 시간을 지나온 한 개인의 고백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다시 껴안으려는 조용한 의지의 기록이다.

 

《소류지에 머무는 밤》은 어린 시절의 상처, 가족의 부재, 그리고 아이의 죽음이라는 깊은 상실을 통과해온 작가의 삶에서 길어 올린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한 슬픔의 나열이나 고통의 기록에 머물지 않는다. 저수지의 잔잔한 수면처럼 절제된 문장들은 상처를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그 자리에 끝내 남아 있는 사랑과 기억을 조심스럽게 비춘다.

작가는 상실을 ‘견디어 살아남은 자의 슬픔’으로 명명하며, 글과 그림을 통해 그 시간을 통과해온 자신의 내면을 담담하게 펼쳐 보인다. 유년의 집, 학교, 병실의 풍경, 겨울의 저수지와 같은 공간들은 개인의 기억을 넘어, 독자 각자의 상실과 맞닿는 장소로 확장된다. 작가가 말하는 ‘소류지’는 바로 그런 마음의 공간이다. 잠시 머물며 슬픔을 가라앉히고, 다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자리.

 

화가이기도 한 박소담 작가의 이력은 책 전반에 깊게 스며 있다. 붓질과 문장이 교차하는 감각적인 산문은 상처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동시에, 그것을 조금씩 닦아내는 행위처럼 읽힌다. “붓으로 선 하나를 그을 때마다 마음의 칼자국 하나를 지울 수 있다면 좋겠다”는 고백은 이 책의 정서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추천사에서 문학평론가 강경희는 이 책을 “고백록이자 치유의 노래”라고 평하며, 고통을 통과해온 작가의 글이 독자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고 전한다. 인문학자 송철호 역시 “간절한 진실에서 비롯된 감동”이라며, 요즘 쏟아지는 책들 사이에서 오래 기억될 산문집이라고 평했다.

 

《소류지에 머무는 밤》은 상실을 겪은 이들뿐 아니라, 말없이 마음을 견디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조용한 위로다. 깊은 밤을 지나 새벽으로 향하는 그 짧은 숨결 같은 순간에, 이 책은 고요히 곁에 머무는 호수가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