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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환 前장관 "지정학 시대 가고 '기정학' 왔다…기술 패권이 곧 국가 생존"

60년 전 일본 연수가 바꾼 인생…새내기 55인에 전하는 '창공의 비전'
"좁은 국내 벗어나 세계로"…글로벌 리더 향한 거침없는 시야 확장 주문

 

지이코노미 이창희 기자 | "과거에는 땅의 위치가 정치를 결정하는 '지정학'의 시대였지만, 이제는 어떤 기술을 가졌느냐가 국가의 위상을 결정하는 '기정학(技政學, Techno-politics)'의 시대입니다."

 

13일 경기 용인 HL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인 23기 강연에서 유명환 前외교통상부 장관은 예비 대학생들에게 서늘한 경고와 뜨거운 비전을 동시에 던졌다. 주일본 대사와 외교부 장관을 지낸 원로 외교관의 시선은 55명의 새내기에게 더 넓은 세계를 향한 '창공'을 보여주는 데 집중됐다.

 

▶"일본은 2년 만에 끝냈다"…TSMC 사례로 본 뼈아픈 조언

유 전 장관은 현대 국제 정세를 '기술 패권 전쟁'으로 규정하며 대만 TSMC의 일본 구마모토 공장 사례를 비중 있게 다뤘다.

 

"일본 정부는 통상 6년이 걸릴 공사를 단 2년 3개월 만에 완공할 수 있도록 모든 규제를 풀고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쏟아부었다"라며 "반도체 패권을 되찾으려는 일본의 집념을 보며, 우리가 규제와 안일함에 빠져 삼성과 SK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직시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또한 그는 AI(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동력인 에너지 안보를 언급하며 원자력 발전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에너지 주권을 잃은 나라는 기술 경쟁에서도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라며 미래 리더들이 가져야 할 전략적 사고를 역설했다.


 

 

▶60년 전의 '비행기'가 외교관의 길을 열다

강연의 백미는 유 전 장관의 개인적인 회고였다. 그는 1966년 서울대 법대 1학년 시절,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일본 국제 학생 대회에 참가했던 60년 전의 기억을 소환했다. "그때 마주한 바깥세상의 충격이 저를 외교관의 길로 이끌었다"며 "여러분이 이번 규슈 연수에서 마주할 풍경이 60년 전 제가 느꼈던 그 전율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독수리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세 가지 실천 과제를 주문했다. 첫째는 이번 연수에서 만난 인적 네트워크를 소중히 할 것, 둘째는 전공에 갇히지 않는 지식의 지평을 넓힐 것, 셋째는 영어와 IT 등 실무적인 '무기'를 갖추는 일이다.

 

"세상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고 기회는 무궁무진합니다. 부디 이번 연수를 통해 그 기회의 문을 여는 자신만의 열쇠를 찾길 바랍니다."

 

시대의 격랑을 헤쳐온 원로 외교관의 묵직한 조언은 이제 막 날갯짓을 시작하려는 23기 단원들에게 거대한 자극제가 됐다.

 

 

한편, 이번 '제23회 예비대학생 글로벌 리더십 교육'은 국인과 은성국제연구재단이 공동으로 주관하며 13일부터 15일까지 2박 3일간 용인 HL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된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된 55명의 23기 단원들은 이번 국내 연수 기간 동안 명사 초청 강연, 팀 프로젝트, 글로벌 매너 교육 등 리더로서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을 배양한다. 국내 연수를 마친 단원들은 이후 일본 규슈 지역을 방문해 현지 대학생과의 교류 및 글로벌 기업 탐방 등 본격적인 글로벌 멘토링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