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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 고려아연 정조준…“집행임원제 도입·액면 10분의 1 분할로 거버넌스 수술”

이사 ‘주주 충실 의무’ 정관 명문화…신주 발행 공정성 원칙 강화
집행임원제 전면 도입·이사회 구조 개편…감독 기능 분리 추진

지이코노미 유주언 기자 |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집행임원제 전면 도입과 10대 1 액면분할,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정관 명문화 등을 담은 고강도 주주제안을 공식 제출했다. 경영권 분쟁을 넘어 지배구조와 재무구조를 동시에 손보겠다는 승부수로, 올해 주총이 사실상 거버넌스 개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을 전달했다. 핵심은 이사회와 주주총회 기능을 정상화해 훼손된 주주가치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정관에 직접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해 개정 상법 제382조의3 취지를 명문화해, 이사가 회사뿐 아니라 주주 전체의 이익을 위해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자는 주장이다.

 

신주 발행과 관련해서도 총주주의 이익 보호 및 주주 간 공평 대우 원칙을 정관에 명시해, 경영진 주도의 일방적 의사결정으로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사태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했다.

 

지배구조 개편의 또 다른 축은 집행임원제 도입이다. 업무 집행과 감독 기능을 분리해 이사회의 감시 역할을 복원하겠다는 취지다.

 

주주총회 의장을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회 의장이 맡도록 정관을 바꾸고, 이사회 소집 통지 기간도 현행 ‘회일 1일 전’에서 ‘3일 전’으로 늘려 안건 검토 시간을 보장하자는 방안도 포함됐다.

 

영풍·MBK 측은 “경영진 중심의 폐쇄적 의사결정 구조를 개편하지 않고는 기업가치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무적 제안도 병행됐다.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낮추는 10대 1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 유동성을 확대하고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또 3924억원 규모의 임의적립금을 배당 가능한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자기주식 전량 소각 이후에도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재원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현 경영진이 약속한 분기배당 도입이 지연된 점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영풍·MBK 측은 “주주환원은 선언이 아니라 구조로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서는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 수와 동일한 6인을 선임하되, 집중투표제를 전제로 하자고 요구했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박병욱, 최연석 MBK 파트너를, 사외이사 후보로 오영, 최병일, 이선숙 후보 등을 추천했다.

 

아울러 명예회장에게 현직 회장과 동일한 최고 지급률을 적용하는 퇴직금 규정을 합리적으로 개정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정 일가로의 과도한 자산 이전을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에 오는 20일까지 안건별 수용 여부를 회신하라고 요청했다. 또 주주총회 소집공고와 공시에 제안 내용을 충실히 반영해 모든 주주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주제안을 단순한 경영권 공방이 아닌, 국내 대표 비철금속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본격적인 힘겨루기로 보고 있다. 3월 주주총회가 향후 고려아연의 경영 방향을 가를 중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