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장위15구역 재개발을 둘러싼 논란은 조합원 명부 문제에서 멈추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서울시 실태조사 결과와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전달한 내용 사이의 간극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15일부터 약 2주간 장위15구역 재개발조합 운영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합 운영의 적정성, 절차 준수 여부, 행정 처리의 투명성을 점검하기 위한 공식 행정 검증 절차다.
재개발 사업에서 행정기관의 실태조사는 사업 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가늠하는 사실 판단의 기준점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조사 결과가 어떤 범위에서 확인됐고 그 의미가 어떻게 해석돼 조합원에게 전달됐는지는 곧 조합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 서울시 적발 10건·수사의뢰 3건…조사 결과가 남긴 무게
올해 1월 25일 자 보도에 따르면 해당 실태조사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 위반 사항 10건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3건은 형사수사의뢰 대상으로 분류되며 행정 점검을 넘어 사법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이 같은 내용은 본지 보도로 처음 알려졌지만, 실태조사 결과 자체는 특정 언론에만 한정된 정보가 아니다. 조합원이라면 누구나 성북구청 또는 서울시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공식 문서 형태로 확인할 수 있는 행정 기록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이 사안과 관련해 지종원 조합장은 현재 성북경찰서에 형사 고소가 제기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 조사 단계의 위반 적발과 별개로 실제 수사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사안의 파장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적발 사안은 조합 운영 절차의 적정성, 의사결정 과정의 법령 준수 여부, 행정 처리의 투명성 문제 등 재개발 사업의 핵심 관리 영역과 맞닿아 있는 내용들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한 행정 착오 수준을 넘어 법령 위반 가능성이 공식 조사 단계에서 확인됐음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비리 1원도 없다” 소식지…사실 인식 충돌 지점
문제는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배포한 소식지 내용이다. 해당 소식지에는 조합장과 관련해 “단 1원의 비리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
그러나 서울시 실태조사에서 법령 위반 사항 10건이 적발됐고 이 가운데 3건이 형사수사의뢰로 이어진 상황에서 이 같은 단정적 공지는 행정조사 결과가 보여주는 객관적 정황과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인식 구조를 형성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시정비 분야에서는 이 표현이 조사 범위를 넘어 조합원에게 실제와 다른 결론을 받아들이게 할 가능성, 나아가 기망적 전달에 해당할 소지까지 제기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 행정조사의 본질…면책 선언이 아닌 추가 검증의 출발선
전문가들은 행정기관 실태조사를 형사 책임을 확정하는 절차가 아니라 위법 가능성과 추가 조사 필요성을 확인하는 1차 검증 단계로 본다. 따라서 위반 사항이 확인되고 수사의뢰까지 이뤄진 상황은 통상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결론과는 양립하기 어려운 신호로 해석된다는 설명이다.
도시정비 분야 전문 나도연 변호사는 “행정조사에서 위반이 적발됐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관리·운영 체계의 이상 징후를 의미한다”며 “이를 전면적 면책처럼 전달하면 조합원 판단을 흐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명부 논란 이후 더 커진 ‘신뢰 전달’의 균열
앞선 ①편에서 드러난 조합원 명부 외부 존재 정황과 개인정보 관리 논란은 이미 조합 운영 전반에 대한 구조적 불신을 키운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행정조사 결과 전달 방식까지 논란이 더해지며 조합 내부에서는 정보 공개 투명성 요구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개발 사업은 민간 개발을 넘어 공공성과 주민 권리가 결합된 영역이다. 따라서 정보 전달의 작은 왜곡조차 전체 신뢰 구조를 흔드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 남은 질문…조합은 무엇을 설명해야 하는가
결국 핵심 질문은 하나로 수렴된다. 서울시 조사에서 실제로 확인된 사실은 무엇이며 조합은 그 의미를 왜 전혀 다른 결론처럼 전달했는가. 이 질문에 대한 설명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명부 유출 논란에 이어 행정 검증 신뢰 문제까지 겹치며 장위15구역 재개발을 둘러싼 갈등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 책임 구조로 향하는 흐름
재개발 분쟁은 개별 의혹에서 출발해 정보 공개 문제를 거쳐 결국 책임 구조 문제로 이동한다. 장위15구역 역시 같은 흐름 위에 놓여 있다. 서울시 조사 결과의 정확한 해석, 조합 공지의 정당성, 그리고 향후 책임 범위까지. 이제 모든 질문은 조합 운영의 정당성과 신뢰를 향하고 있다.
※ 다음 편 예고
조합 임원 구조와 의사결정 과정…‘꼭두각시 논란’의 실체 추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