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셔증후군은 청각과 시각에 손상을 주고, 몸의 균형에도 문제를 일으키는 유전성 질환이다. 선천적으로 청력이 저하되거나 점차 사라지고,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인해 시야가 좁아지며, 전정기관 이상으로 균형 감각까지 영향을 받는다. 듣는 것과 보는 것, 그리고 걷고 서는 일까지 동시에 어려워지는 병이다. 이 질환은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발생한다. 출생 직후부터 증상이 나타나거나, 성장하면서 서서히 증상이 드러난다. 유병률이 매우 낮아 희귀질환으로 분류되며, 현재까지 근본적인 치료법은 알려진 게 없다. 어셔증후군의 주요 증상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청각장애다. 난청은 선천적일 수도 있고, 시간이 지나며 점점 진행되기도 한다. 두 번째는 시각장애다. 특히 어두운 곳에서 잘 보이지 않는 야맹증이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고, 점차 주변 시야가 좁아지는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진행된다. 세 번째는 평형감각 이상이다. 몸의 균형을 잘 잡지 못해 자주 넘어지거나 움직임이 둔해질 수 있다. 이 질환은 난청의 정도와 전정기관 이상 여부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먼저 제1형 어셔증후군은 가장 중증 형태다. 출생 직후부터 양쪽 귀에 심각한 청각장애가 나타나고, 전정 기능이 거의 완
눈에 보이는 몸이 중요하다. 나도 누군가를 만나는 순간 그 사람의 형상을 보고 체질을 판단한다. 오랜 시간 진료를 하다 보니 보기만 해도 상대가 음인인지 양인인지 느낌이 온다. 다른 한의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상체질이니 8체질이니 하는 것은 한국에서 생겨난 이론이다. 환자의 체질을 중요시하는 까닭은 각자의 체질에 따라 진단이나 치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좋은 약도 먹는 사람의 체질에 맞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안타까운 점은 사람의 체질이 종이 위에 그은 선처럼 확연히 구분되지 않을 때도 있다는 것이다. 한의학은 기능적인 학문이다. 한방에서는 피가 잘 도는 것을 건강의 핵심이라고 본다. 몸 구석구석까지 피가 잘 돌면 인체는 알아서 기능한다는 헌법과도 같은 개념에 따라 치료한다. 아픈 부위에 피를 보내주면 명의 소리를 듣는다. 침이나 약을 써서 간이 안 좋으면 간에, 자궁이 안 좋으면 자궁에 피를 보내주는 치료를 한다. 쌍화탕이나 대보탕 등 좋은 약을 지어주면 이론적으로는 보혈이 되고 피가 잘 돌아야 한다. 그런데 체질에 맞춰도 효과는 들쑥날쑥하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보약을 먹어도 살이 빠진다. 몸이 나아지는 듯하다가 약을 다 먹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도
2026년 병오년은 ‘붉은 말’의 해다. 역학적으로 병(丙)은 큰불을, 오(午)는 활발하게 달리는 말의 형상을 뜻한다. 불과 말의 기운이 만나는 해인 만큼 열정과 추진력이 강하고 변화의 속도도 빠르다. 이 에너지를 잘 받아들이면 과감한 도전과 성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기운의 균형이 흐트러지면 쉽게 지치거나 예민해질 수 있다. 그래서 병오년에는 얼굴, 즉 운을 담는 그릇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한 해의 흐름을 좌우한다. 병오년의 핵심은 ‘화(火)’의 기운과 균형을 맞추는 일이다. 불의 기운이 과하면 얼굴이 쉽게 붉어지거나 홍조가 나타나고, 피부가 건조해지며 인상도 날카로워 보일 수 있다. 감정 기복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기도 한다. 반대로 이 강한 기운을 잘 다스리면 화사하고 생기 있는 얼굴로 주변에 긍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수(水)’의 보충이다. 불이 강한 해일수록 수분 관리가 기본이 되고, 얼굴의 윤기와 안정감을 좌우한다. 저녁에는 시트 마스크나 슬리핑 팩으로 피부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좋다. 낮 동안 쌓인 열과 피로를 내려주며 피부를 진정시키는 효과도 있다. 속을 채우는 습관도 중요하다. 따뜻한 물이나 미지근한
입춘대길, 건양다경! 글자만 놓고 보아도 마음이 먼저 따뜻해지는 말이다. 아직 찬 기운이 남아 있는 아침 공기 속에서도, 달력 한 장이 넘어가면 계절은 어김없이 봄을 향해 간다. 겨울이 길었다고 투덜대던 마음도, 어느새 연둣빛 기대를 품는다. 파크골프장에도 그런 봄이 찾아온다. 얼어 있던 잔디가 조금씩 숨을 쉬고, 굳어 있던 몸은 클럽을 잡으며 서서히 풀린다. 새벽이슬을 머금은 그린 위에 첫 발자국을 남길 때면, 괜히 하루가 잘 풀릴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큰 행운이 아니어도 좋다. 오늘 하루, 건강하게 걸을 수 있고 웃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입춘은 ‘봄이 시작된다’는 절기지만, 사실은 마음이 먼저 봄을 맞는 날인지도 모른다. 파크골프를 치며 우리는 늘 그것을 배운다. 성적이 조금 안 나와도, 공이 엉뚱한 데로 가도, 함께 걷는 사람들과 웃다 보면 그 또한 하루의 추억이 된다. 잘 친 샷보다 더 오래 남는 건, 벤치에 앉아 나누던 짧은 안부 인사와 따뜻한 말 한마디다. 건양다경. 양기를 세워 경사가 많기를 바란다는 이 말은, 요란한 복을 말하지 않는다. 넘어지지 않고 걷는 다리, 크게 아프지 않은 몸, 매주 필드에 나올 수 있는 일상. 파크골프를
평소 재미있게 강의하고 우스개를 많이 하니 후배들이 종종 ‘원장님의 연애 세포는 살아있냐’고 묻는다. 생각해 보니 나의 연애세포는 39살에 죽어서 단 한 번도 깨어난 적이 없는 것 같다. 좋은 지인으로 지내다 행여라도 문자의 색깔이 달라지면 바로 차단하고 다시는 상대도 하지 않기에 그나마 지인으로 남길 원하는 사람은 전혀 다른 생각을 하지 않는 편이다. 내가 잘나서가 아니고, 감정에 휘둘리고 싶지 않아서다. 사랑에 유통기간이 있다지만, 무엇에 빠지면 앞도 뒤도 안 보고 빠지는 성격이라 조용히 일에만 몰두하고 살자고 결심했었다. 친구들이 가을을 탄다며 공감도 안 가는 외로움 타령을 하면, 나는 추위와 더위만 탄다고 말하곤 했다. 정말 무미건조하고 재미라곤 손톱만큼도 없으면서 어쩌자고 재미있게 살라고 강의하는 것인지. 이런 이중인간 같으니라고. 해냐 달이냐 대낮부터 술에 취한 이가 이렇게 말했다. “멋진 날이야, 저 해 좀 봐.” 그 말에 친구가 코웃음 치며 말했다. “네 눈에는 해로 보이냐? 저건 달이야.” 이들은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았다. “저 빛나는 게 해입니까, 달입니까?” 그러자 길 가는 사람이 대답했다. “미안합니다, 제가 이 동네에 살고 있지 않
입춘이 오기 약 스무날 전인 지난달 12일, ‘봄의 전령사’라 불리는 세복수초가 한라산 중산간에서 꽃을 피웠다. 작년에는 2월 14일에 첫 꽃망울을 터뜨렸다니, 한 달가량 빠른 개화였다. 입춘과 우수 절기가 든 2월이다. 바야흐로 2026년의 봄이 왔다. 사계절이 뚜렷하던 삼천리금수강산에 계절의 추이가 흐트러진 지 오래다. 봄이 가고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과 겨울이 또 금방 올 텐데, 올해 이 땅의 기상이변은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네 삶의 질을 바꾸어 놓을까. 달력을 넘겨 본다. 4월엔 ‘지구의 날’이 들어 있고, 9월엔 ‘푸른 하늘의 날’도 있다. 기념일은 해마다 제자리에 돌아오지만, 그 날짜가 가리키는 하늘과 계절은 더 이상 예전처럼 제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그래서 ESG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보고서 속 지표와 점수로만 남아 있는 ESG가, 지금 우리의 일상과 위기를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가. ESG생활연구소는 2023년 9월 20일, 국회에서 ‘푸른 하늘의 날(9월 7일)’에 즈음해 ‘제1회 대한민국 ESG 생활대상 시상식’을 치렀다. 당시 연구소는 언론 등을 통해 “ESG는 기후 위기, 사회 위기, 그리고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탄생
인도네시아의 발리는 인구 440만 명에 제주도의 3배 정도 크기의 섬이다. 인기 신혼여행지이자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로 더욱 유명해졌다. 발리는 적도 남쪽에 있다. 여름에는 건기지만 서늘하고 겨울이면 푹푹 찌는 우기이다. 보통 30도를 웃도는 기온이라 낮에는 돌아다니기가 힘들 정도이다. 발리에서 관광하기에 좋은 지역은 바다가 있는 쿠타(꾸따), 스미냑 지역과 발리의 예술과 체험 공간이 즐비한 우붓 지역이다. 공항과 가까운 쿠타 지역은 서핑으로 유명한 곳이다. 물살이 세지 않아 초급자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쿠타 비치에 가면 죽 늘어선 서핑 강습소와 장비 대여소를 볼 수 있다. 해변에서 조금 안으로 들어가면 레스토랑, 호텔, 바, 카페, 클럽, 마사지숍, 타투숍 등 성행한다. 조금 위로 가면 스미냑, 창구(짱구) 지역이 나온다. 스미냑은 ‘발리의 청담동’으로 불리는 곳이다. 청구 지역은 쿠타에 비해 중급자 이상의 서퍼가 많이 모인다. 쿠타에 비해 파도의 물살이 세고 높기 때문이다. 청구 비치에서 더 위쪽으로 가면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타나 롯(Tanah Lot) 사원이 나온다. 바닷가 백사장에 파라솔을 대여받아 누워있거나 예쁜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시
얼마 전, 평소 다 함께 모이기 쉽지 않았던 친구들과 오랜만에 점심 자리를 가졌다. 서로의 안부를 묻다 보니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레 ‘건강’으로 모였다. 예전 같으면 웃어넘겼을 이야기들에 이제는 서로의 눈을 보며 깊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나이. 우리는 그날 말 없는 공감으로 서로의 시간을 확인했다. 식사를 마친 뒤 한강변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아직 공기는 다소 쌀쌀했지만, 햇살만큼은 유난히 부드러웠다. 강물 위로 불어오는 바람에는 겨울의 끝자락과 봄의 기척이 기분 좋게 섞여 있었다. 서두를 이유도, 목적지도 없는 산책길에서 우리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느려졌다. 한강변 한쪽에서 파크골프를 즐기는 분들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두툼한 점퍼와 모자, 목도리로 얼굴을 가린 차림이었지만, 동작만큼은 누구보다 여유로웠다. 공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두르지 않는 움직임, 차례를 기다리는 침착함, 무엇보다 서로를 배려하는 훈훈한 분위기가 멀리서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마침, 한 분의 공이 홀을 향해 매끄럽게 굴러가더니 깔끔하게 '땡그랑' 소리를 내며 들어갔다. 그 순간, 옆에 있던 친구가 반사적으로 외쳤다. “나이스 샷!”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친구가 웃으며 정정해 주
골프에서 모두가 하는 말이 있다. “공을 끝까지 봐야 한다, 머리를 고정해야 한다.” 물론 좋은 의도에서 나온 조언이다. 하지만 실제 스윙에서는 이 조언이 잘못 해석되고, 그 결과 스윙 전체를 망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결과적으로는 스윙을 무너뜨리기 일쑤이다. ‘임팩트 이후 머리를 과도하게 고정하는 문제’를 파크골프의 구조와 흐름 관점에서, 다음 동작까지 연결해 살펴보자. ‘공을 본다’는 말이 왜곡되는 순간 “공을 끝까지 보라”는 말 자체는 맞다. 원래 의미는 임팩트 전까지 시선을 유지하고, 고개를 들며 미리 결과를 보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공을 치고도 얼굴을 남겨두고, 머리를 움직이지 않으려 버티며, 회전보다 고정을 우선하는 행동으로 바뀐다. 이 순간부터 스윙은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니라 억지로 멈춘 동작이 된다. 임팩트 이후는 이미 다음 단계 중요한 사실은 임팩트 순간 공은 이미 클럽을 떠난다는 점이다. 그 이후의 동작은 공을 더 정확히 맞히기 위한 것이 아니다. 에너지를 전달하고, 방향을 완성하며, 균형을 마무리하는 과정이다. 즉 임팩트 이후의 스윙은 결과를 완성하는 구간이다. 이 시점에서 머리를 고정하면, 스윙은 다음 단계로 이어지지 못한
정타(正打). 공을 똑바로 친다는 의미다. 골프에선 정타가 중요하다. 골프 뿐만 아니다. 야구나 테니스 등도 마찬가지다. 공을 똑바로 칠 때와 그렇지 못할 때, 그 결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그럼 골프에서 정타란 어떻게 치는 것을 말할까. 골프 클럽 헤드 페이스에는 대개 중앙에 표시가 돼 있다. 스위트 스폿(Sweet Spot)이라고 하는 부분이다. 이 곳에공이 맞으면 거리도 제대로 나고 방향도 좋다. 이 곳에 공이 맞도록 치는 것이 정타다. 그러나 초보자는 이게 쉽지 않다. 웬만큼 치는 골프들도 정타를 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스윙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연습장에 가서 공을 쳐보면 알 수 있다. 헤드 페이스에 공이 맞은 자국을 보면 그게 정타인지 아닌지 쉽게 판별이 난다. 헤드 페이스 중앙에 정확하게 공이 맞으면 느낌만으로도 안다. 손이나 팔에 전혀 부담이 없다. 치는 순간 이게 정타란 느낌이 올 때가 있다. 계속 그런 느낌이 와야 한다. 우리는 정타를 치기 위해 많은 연습을 한다. 그러나 연습만 한다고 쉽게 정타를 칠 수 있는 건 아니다. 정타를 치기 위한 방법을 알고 연습해야 한다. 문제가 있다면 원인 분석부터 이뤄져야 한다. 그게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