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흥미롭다. 유시민 작가가 필자와 같은 정치적 지식 결핍자의 가슴을 두드려 패는 매질을 하고 있다. 폭행 수준이다. 필자는 유 작가에게 이미 많은 폭행을 당했다. 1985년 감옥에서 썼다는 항고이유서를 시작으로 2003년 국회의원 선서식 빽바지를 거처 오늘 '편의점 이론'에 이르기까지 숱한 매질이 그것이다.
특히 유 작가의 매질 중 가장 아픈 기억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 첫 페이지에 "앞으로는 윤석열 이름 뒤에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적지 않겠다. 오해하지 마시라. 그를 싫어해서가 아니다. 지면을 아끼기 위해서다"라고 썼다. 필자는 이 문구만으로 책의 내용을 이해했다. 그리고 바로 책을 덮었다. 필자에게 책은 그저 전시용이다.
오늘의 매질은 아프고도 흥미로웠다. 유 작가는 21일 아침, 김어준의 ‘뉴스공장 겸손은 힘들다’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정치 이론인 '편의점 이론'을 소개하며 정치적 지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이날 방송에서 유 작가는 현재 보수 정치 세력의 상황과 대선 후보 선정에 대한 우려를 토로하며, 정치의 '시장'을 편의점으로 비유했다.

유 작가는 정치적 스펙트럼을 편의점의 위치에 비유하며 "우리나라의 정치 지형은 마치 두 개의 편의점이 있는 좁은 골목과 같다"라고 운을뗏다. 그는 "오른쪽 끝에는 국힘당, 왼쪽 끝에는 민주당이 있다"라며, 현실적으로 보수당의 극우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보수 정당이 오른쪽으로 계속 이동하면서, 합리적인 대화가 가능한 정치인이 등장하기 어려워졌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유 작가는 "현재 보수 세력은 극단적인 지지층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어, 그 안에서 합리적인 후보를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보수 진영이 공백 상태에 빠지며, 대중의 관심이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방송에서 김어준이 이재명 대표의 전략에 대해 질문하자, 유시민은 "민주당은 현재 중도보수 정당으로서의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이 중간으로 이동함으로써, 오른쪽으로 밀려난 보수 세력의 지지를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원 디멘 저널 포지셔닝 게임'이라는 고전적인 게임 이론을 바탕으로 한 해석으로, 편의점의 위치를 정치적 포지션으로 비유한 것이다.
유 작가는 "현재 왼쪽에는 새로운 정치 세력이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며, 이로 인해 민주당이 더 많은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힘당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만큼, 민주당이 이를 기회로 삼아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방송에서 유시민은 "정치적 환경은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각 당의 움직임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강조하며, 정치적 변화의 흐름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알렸다.
유 작가의 '편의점 이론'은 정치 지형을 직관적으로 설명하며 현재 상황을 새롭게 조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분석은 각 당의 전략적 선택이 대중의 지지를 어떻게 형성하는지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있다. 그의 주장이 현재의 정치적 공백을 메우는 데 기여하기를 바라지만, 동시에 그 과정에서 드러날 수 있는 여러 변수들에 대한 불확실성도 간과할 수 없는 이유로 유시민의 흥미로운 매질이 어떤 종류의 매질로 바뀔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