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가스센서 전문기업 센코가 새 주인을 맞으며 지배구조와 경영 체제가 대대적으로 바뀌었다. 창업주 하승철 대표가 일부 지분을 매각해 2대주주로 내려오고, 벤처캐피털 TS인베스트먼트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단순 재무투자가 아닌, 투자자가 경영 전면에 뛰어든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18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센코의 최대주주가 하 대표에서 TS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티에스 2024-16 M&A 성장조합(티에스성장조합)’으로 변경됐다. 하 대표는 보유 주식 중 절반가량인 500만 주를 매각해 177억 원을 확보했고, 티에스성장조합은 이와 별도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신주 188만여 주를 추가 취득했다. 결과적으로 구주 매입과 신주 인수를 합쳐 총 688만여 주(19.61%)를 보유하며 단숨에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하 대표 지분율은 28.28%에서 12.52%로 줄어 2대주주로 내려앉았다.
경영 체제 변화는 이사회 개편으로 곧바로 이어졌다. 기존 이사진 3인이 물러나고 TS인베스트먼트 측 인사들이 대거 합류했다. 변기수 TS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센코 공동대표 겸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며, 법무법인 세헌의 안진영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영입됐다. 또 TS인베스트먼트 소속 정정한 상무가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하면서 의사결정 라인에 투자자 색채가 강하게 반영됐다. 다만 창업주 하 대표도 공동대표로 자리를 지켜 기술과 영업 네트워크를 이어가게 됐다.
자금조달 장치도 새판이 짜였다.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교환사채(EB) 발행 한도를 기존 300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확대하고, 유상증자를 위한 신주인수권 발행 한도 역시 기존 발행주식 총수의 20%에서 30%로 넓혔다. IB 업계 관계자는 “메자닌 한도를 늘린 것은 단기 자금 수요보다는 향후 투자 여지를 확보하려는 의미가 크다”며 “투자자 주도의 경영체제에서 후속 투자에 대비한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센코의 사업환경 역시 구조 변화와 맞물려 눈길을 끈다. 회사는 가스센서 기술을 내재화해 양산 능력을 갖춘 국내 기업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 강화로 다변화를 추구하는 글로벌 고객사들이 늘면서 센코도 중국 고객사와 필드테스트를 진행하며 신규 수출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TS인베스트먼트 측은 “센코의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며 “투자와 경영 참여를 통해 기업가치를 한 단계 높이겠다”고 밝혔다.
센코의 ‘공동대표 체제’ 출범은 단순한 지분 이동을 넘어, 투자자가 경영 현장에 직접 뛰어든 이례적 사례다. 벤처캐피털이 주도하는 성장 드라이브가 향후 센코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