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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시선] 트럼프의 ‘직구 면세 폐지’, 글로벌 공급망 흔든다

트럼프, 800달러 미만 직구 면세 ‘조기 폐지’…글로벌 유통업계 충격
소비자 부담 확대·공급망 재편 불가피…中 전자상거래 직격탄
아마존·월마트 등 대형 유통 공룡엔 반사이익 가능성
한국, 통상 전략 전환·기업 공급망 다변화 시급

미국이 800달러 미만 해외 직구 상품에 적용되던 면세 혜택을 전격 종료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조치는 단순한 관세 정책 변경을 넘어, 글로벌 유통·전자상거래 산업 전반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이번 폐지는 당초 2027년 종료 예정이던 소액면세제도(de minimis)를 조기 폐지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제도를 “재앙적인 허점”이라 규정하며, 값싼 중국산 상품이 무관세로 미국 시장에 쏟아져 들어오는 구조를 정면으로 차단했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 통상 전략의 재가동이자, 중국발 저가 공세를 겨냥한 명확한 시그널이다.

 

문제는 속도다. 글로벌 기업들은 예상보다 빠른 제도 종료에 제대로 된 대비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 물류 시스템 업데이트가 미비한 일부 국가는 아예 미국행 발송을 중단했고, 다국적 소매업체들은 공급망과 사업 모델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특히 쉬인·테무 같은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뿐 아니라,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하는 기존 글로벌 유통 기업도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소비자 부담도 불가피하다.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미국 가구당 연간 약 136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고물가와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가계에겐 또 하나의 비용 압박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변화는 단순한 쇼핑 비용 상승을 넘어, 소비 패턴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기업별 피해는 현실화하고 있다. 코치 모회사 태피스트리는 매출의 14% 가까이가 면세 혜택을 받아왔으나 이제는 30% 관세를 물어야 한다. 순이익 1억6천만 달러 감소가 예상된다. 룰루레몬 역시 주당순이익이 최대 1.1달러 줄어들 전망이다. 글로벌 리테일 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반면 아마존·월마트 같은 대형 유통 공룡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들이 배송 지연과 가격 상승을 피하려 안정적인 대규모 유통망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시장의 집중도를 높여, ‘대형 유통업체 강세–중소 온라인 판매자 몰락’이라는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소액면세제도는 지난 2016년 2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되며 폭발적으로 성장해왔다. 글로벌 기업들이 이를 활용해 멕시코·캐나다 등지에 보세창고를 세우고 미국 시장을 겨냥한 구조를 짜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책 의도가 ‘합리적 편의 제공’에서 ‘저가 무관세 물류 창구’로 변질된 이상, 조기 폐지는 예고된 수순이기도 했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유통·전자상거래 생태계의 균형을 다시 짜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중국발 저가 공세에 제동을 걸려는 미국의 의도, 비용 상승을 우려하는 소비자의 불만, 생존을 걸고 재편에 나서는 글로벌 기업들. ‘직구 면세 폐지’는 세금이 아니라 패권의 문제이며, 공급망 재편이라는 거대한 물줄기를 바꾸는 분수령이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이러한 통상 환경 변화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단순히 뒤따라가는 대응이 아니라, 변화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통상 질서를 선도할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한국 기업들 또한 현지화, 브랜드 경쟁력, 규제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트럼프의 결단은 미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무역 전쟁의 신호탄이다. 한국이 이를 기회로 바꿀지, 위기로 전락할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려 있다.

 

문채형 뉴스룸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