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GS그룹 계열 폐배터리 재활용업체 에너지머티리얼즈가 또다시 황산 누출 사고를 냈다. 불과 1년 사이 네 번째 중대재해로, 수억 원의 과태료와 영업정지 처분에도 불구하고 안전 관리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거세다.

24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5분경 포항 영일만산단 내 이 회사 공장에서 황산 주입 작업 중 약 1ℓ가 새어나왔다. 이 사고로 현장 노동자 2명이 손과 목 등에 2도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회사 측은 25분 만에 밸브를 차단하고 유출액을 수거했으며, 외부 유출은 없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사고의 ‘반복성’이다. 지난해 10월 황산 배관 점검 중 1.8ℓ가 누출돼 노동자가 전신 화상을 입은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수산화나트륨(가성소다) 사고와 연속된 황산 누출로 또다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고용노동부는 이에 대해 총 3억 원의 과태료와 영업정지 15일을 부과했지만, 불과 몇 달 만에 동일한 사고가 재발한 것이다.
에너지머티리얼즈는 폐배터리에서 리튬·코발트 등 핵심 광물을 추출하는 이차전지 재활용 기업이다. 황산 등 유독성 물질을 다루는 공정 특성상 철저한 안전 관리가 필수적임에도, 현장 안전 시스템이 사실상 무력화된 채 운영되고 있음을 이번 사고가 다시 확인시켰다.
전문가들은 “솜방망이 처벌과 형식적 대책만 반복되는 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은 계속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며 “중대재해에 대한 실질적 책임 추궁과 구조적 개선 없이는 사고의 악순환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