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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갯벌낙지축제, 찬바람 속에서도 웃음은 이어졌다

- 낙지 수급 줄었지만 알찬 구성으로 빈틈 메워
- 양파·장어·새우 등 지역 먹거리로 풍성함 더해
- 찬바람 속에도 끝까지 지킨 현장…상권·체험 연계로 지역경제에 온기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무안의 늦가을 바람은 유난히 매서웠다. 체감온도는 뚝 떨어졌고, 바람결엔 겨울 기운이 묻어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1일부터 2일까지 열린 ‘제3회 무안갯벌낙지축제’는 찬바람을 뚫고 찾아온 웃음과 발걸음으로 따뜻하게 채워졌다. 추운 날씨도 사람들의 축제 열기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우선, 올해 축제는 ‘황토갯벌의 선물! 무안 낙지의 맛있는 변신’을 주제로 펼쳐졌다. 비록 평년보다 낙지 수급이 넉넉하진 않았지만, 오히려 그 빈틈을 채우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빛났다. 무안군은 낙지 자원 감소라는 현실 앞에서 머뭇거리지 않고, 지역 농수산물과 특산 먹거리를 한층 풍성하게 준비하며 축제의 무게 중심을 자연스럽게 넓혔다.

특히, 무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양파가 이번 축제의 ‘숨은 주연’으로 떠올랐다. 수제 양파잼, 달콤고소한 양파 찰꿀빵, 아이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양순이’ 꼬마김밥, 여기에 무안갯벌라면까지, 새로운 시도가 줄줄이 등장했다.

 

더불어 장어·새우 등 수산물 부스도 곳곳에서 사람들의 발길을 멈춰 세우며 “무안 먹거리 꽤 풍부하다”는 인상을 남겼다. 덕분에 “무안=낙지”뿐 아니라 “무안=양파·수산물의 고장”이라는 이미지를 한층 더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또한 축제 현장 분위기를 살린 건, 추위를 이겨낸 사람들이었다. 무안군 공무원들과 운영 스태프, 자원봉사자들은 바람이 옷깃 사이로 파고들어도 자리를 지키며 안내, 진행, 안전 관리를 맡았다. 행사장을 살피느라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모습, 손끝이 시려도 밝은 표정으로 방문객을 맞이하는 모습에 상인들도 “이 정도면 진정성이 느껴진다”고 엄지를 세웠다.

올해도 낙지잡기 체험과 경매 이벤트는 운영되며 축제의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 다만 갑작스러운 추위 탓에 어린이 참여가 예년만큼 활기를 띠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럼에도 짧은 체험에 참여한 아이들은 “차가워도 재밌다”는 듯 환하게 웃었고, 부모들은 사진으로 순간을 남기며 “그래도 오길 잘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오래 머문 곳은 따로 있었다. 바로 체험과 특산물 소개 부스다. 아이들은 갯벌 놀이와 만들기 체험에서 손을 바쁘게 움직였고, 부모들은 지역 먹거리와 상권 부스를 천천히 거닐며 겨울 식탁을 채울 식재료를 장만했다. 상권과 축제를 자연스럽게 연결한 운영 방식은 지역경제에 잔잔한 온기를 더했다.

여기에 김산 군수의 세심한 현장 행보도 더해졌다. 축제 첫날부터 폐막까지, 김 군수는 중앙로와 행사장을 직접 걸으며 상인과 운영진, 방문객들을 차례로 만나 “불편한 점은 없는지, 더 필요한 건 무엇인지” 묻고 격려를 전했다. 의례적으로 스쳐 지나간 게 아니라, 끝까지 현장을 함께한 행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무안군은 낙지 자원 감소라는 도전 속에서도 지역 수산물·농산물 홍보, 상권 활성화, 가족 체험의 장이라는 축제 본연의 역할을 놓치지 않은 점을 가장 큰 성과로 평가했다. 이전보다 한 단계 더 ‘무안다워진 축제’였다는 것이다.

 

김산 군수는 “궂은 날씨에도 찾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낙지자원 회복과 어업인 소득 안정을 잇는 상생형 축제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찬바람이 옷깃을 스쳤던 축제였지만, 돌아가는 사람들의 표정만큼은 따뜻했다. 낙지는 예전만큼 풍성하지 않았지만, 준비와 진심만큼은 어느 해보다 충실했다는 평가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축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