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고흥의 밤이 올해는 조금 다르게 물든다. 유자향이 감도는 낮 풍경에 더해, 노란 불빛이 번지는 밤 정취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제5회 고흥유자축제를 앞두고 축제장 일대 야간경관이 한발 먼저 불을 밝혔는데, 이 선공개만으로도 “올해는 밤이 진짜 하이라이트”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고흥군은 11월 6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축제에 앞서, 풍양면 한동리 축제장 주변 야간조명 시설을 1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개방했다.
예년엔 축제 기간에만 잠깐 볼 수 있었던 야경을 두 달 넘게 개방한 셈이다. 그만큼 ‘보러 와서 사진 찍고 바로 돌아가는 축제’에서 벗어나, 머무는 여행지로 자리 잡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무엇보다 시선을 끄는 건 연출 방식이다. 입구 아치에 들어서면 은은한 유자빛이 발걸음을 조심스레 끌어당기고, 향기와 조명이 어우러진 유자터널을 지나면 분위기는 한층 달라진다.
유자전시관 외벽에는 미디어파사드가 펼쳐져, 노란 과육이 터지는 장면과 유자껍질이 춤추듯 빛을 흩뿌리는 영상이 이어진다. 해가 진 뒤에만 열리는 시즌 테마존 ‘유자 핼러윈(Zuzu Halloween)’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사진 맛집’으로 노려볼 만하다.
여기에 유자밭 경관조명과 루미너리아, 전망형 야경 포인트까지 연결되는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밤 산책 코스가 완성된다.
특히 ‘유자전망대’는 SNS 업로드를 노린 촬영 스팟으로 이미 입소문을 타고 있다. 조용히 걷다가 잠시 멈춰 바라보면, 유자밭 사이사이 내려앉은 불빛이 마치 별이 내려앉은 듯 반짝여 감탄을 자아낸다. 야외 힐링형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요즘 분위기와도 딱 맞아떨어진다.
이번 사전 개방은 경관 감상에 그치는 수준이 아니다. 지역 식당과 카페의 영업시간 연장, 축제장 인근 숙박·체험 프로그램 연계까지 논의되고 있어, ‘저녁이 있는 고흥 여행’이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상권에도 밤 시간대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된다.
공영민 군수는 “유자향 가득한 낮과 감성적인 유자빛 밤, 두 가지 매력을 모두 즐길 수 있도록 신경 썼다”며 “가을밤 가족·연인과 거닐며 기억에 남는 시간을 마련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한편, 본행사는 11월 6일부터 9일까지 펼쳐지며 유자청 담기 체험, 특산물 판매, 공연, 향토 음식, 포토존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특히 이번 축제는 향기–미식–불빛을 잇는 입체형 구성으로, “낮부터 밤까지 즐기는 풀타임 축제”라는 평가가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