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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의회 운영위, 조직·예산·의정지원 ‘체질 개선’ 주문… 변화의 신호 켜졌다

- 예산 집행률·조직 운영·의원 교육 등 현안 곳곳 짚고 개선책 제안
- 인턴제·도서관·포털시스템 등 의정지원 기능 강화 목소리
- 비판 넘어 발전 방향 모색 협력적 감사 분위기 형성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라남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가 올해 행정사무감사에서 분위기를 확 바꿨다.

 

문제점만 지적하고 끝내던 익숙한 방식에서 벗어나, 조직의 체질을 손보는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며 ‘의정지원 고도화’란 방향으로 시선을 모았다. 한마디로,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가”보다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 집중한 감사였다.

 

3일 열린 제395회 제2차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의회사무처 전반의 업무가 면밀하게 들여다봤다. 특히 예산 집행, 조직 운영, 의원 역량 강화, 의정지원 시스템 개선 등 의회 운영의 핵심 축들이 균형 있게 논의되며, 단발성 지적이 아닌 ‘지속 가능한 개선’이란 기조가 흐렸다.

 

먼저, 손남일 위원은 사무처 예산 집행률 부진 문제를 꺼냈다. 의정지원 사무관리비 집행률이 30%에 머무른 점을 예로 들며, “예산은 편성보다 집행 과정이 중요하다”며 내부 기준 정비 필요성을 제시했다. 예산이 제때, 제자리에서 쓰이는 구조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취지다.

 

이어 정영균 위원은 상임위원회 체계 재편 필요성을 언급했다. “의정환경이 달라졌다면, 의회 운영 틀도 변해야 한다”며 구조 개편 연구용역 추진을 제안했다. 조직 개편 그 자체보다 정책 생산성과 전문성 강화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로 읽힌다.

 

한숙경 위원은 의원 교육 프로그램의 내실을 강조했다. 의정 아카데미가 있음에도 교육 참여가 저조했다는 점을 들며 “13대 의회부터는 교육이 ‘선택형 강좌’가 아니라 의원 역량을 실질적으로 키우는 역동적 프로그램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원 개개인의 경쟁력이 곧 의회 신뢰도와 직결된다는 판단이다.

 

또한, 의회 청년 정책 강화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박경미 위원은 대학생 인턴 사업이 진로체험 수준에 머문 점을 지적하고, 의정활동 SNS 홍보 지원반 운영 등 실무형 프로그램 도입을 제안했다. “의정의 현장을 느끼고, 경험이 곧 콘텐츠가 되는 구조로 바꾸자”는 의견이다.

 

직원 복지와 노동환경 문제도 외면하지 않았다. 임형석 위원은 보육휴가 확대 조례 개정 사항을 언급하며, “의회사무처도 조례 개정에 속도를 내 직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복지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김주웅 위원은 야간·주말 촬영 업무로 과로가 잦은 사진 담당 공무원 문제를 거론하며 인력 확충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정서비스 향상 방안도 잇따랐다. 최정훈 위원은 의회도서관 ‘책마루’의 일반 도서 구매율이 63%에 그친다며, 도민이 직접 희망도서를 신청하는 ‘개방형 도서관 운영’을 제안했다. 책마루를 단순 열람 공간이 아니라, 도민과 의회가 소통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키우자는 의미다.

 

진호건 위원은 시스템 구축이 마무리되면, “의원 대상 사용자 교육과 홍보를 강화해 실제 업무효율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시스템 구축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사용률’과 ‘효과’가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위원회 내부 협업 문제도 다뤄졌다. 박문옥 위원장은 정책지원관과 전문위원실 간 소통 부족을 꼬집으며, 육아휴직 등 결원 발생 시 전문위원실에서 대체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업무 연속성을 위한 백업 시스템 마련의 필요성을 상기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이번 감사를 “의회운영의 허점을 짚었다기보다, 의회가 더 나아가기 위한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말을 맺었다. 비판보다 개선, 문제 제기보다 변화의 설계에 무게를 둔 감사였다는 점에서, 전남도의회가 조직 혁신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