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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또 ‘먹통’…투자자 신뢰 붕괴의 악순환

미국 증시 폭락 시점에 MTS 마비, 투자자 손실 속출
“4월에도 오류 사과했는데 또?”…재발 방지 약속 공염불
300억 IT투자 무색, 근본 원인 여전히 미해결
“대체 앱 안내 아닌, 시스템 안정이 먼저” 비판 쏟아져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미국 증시가 급락하던 지난밤, 키움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S#’이 또다시 멈춰 섰다. 투자자들은 매도 타이밍을 놓치고, 분노의 글이 커뮤니티에 쏟아졌다. IT 인력 확충과 수백억 원대 시스템 투자를 약속했던 키움증권은 7개월 만에 또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일 오후 11시부터 7일 새벽 4시까지 ‘영웅문S#’에 접속 오류가 발생, 상당수 이용자가 매수·매도 주문을 처리하지 못했다. 접속 시도 때마다 ‘스크립트 오류 보고’ 문구가 뜨거나 앱이 재부팅되는 현상이 이어졌고, 일부는 로그인조차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타이밍이었다. 나스닥지수가 1.9% 급락하고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하락하던 시점. 초 단위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 키움증권 시스템이 ‘먹통’이 되면서 투자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또 먹통이냐”, “보상은 누가 하나”, “이제 신뢰가 바닥”이라는 글이 잇따랐다. 특히 “4월에도 오류로 사과하더니 또 이러면 어떻게 거래하냐”는 비판이 많았다.

 

키움증권은 올해 4월 대규모 주문 오류 사태 이후 “300억 원을 투입해 시스템을 전면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그 약속이 ‘공염불’이었음을 보여줬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라면 거래 안정성이 기본인데, 키움은 그 기본을 놓치고 있다”며 “IT 인프라보다 운영·점검 체계 자체를 다시 점검해야 할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키움증권은 “일부 고객에게 영웅문S# 접속 장애가 발생했으나 복구 완료됐다”며 “영웅문S Global 앱이나 HTS로 대체 거래가 가능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투자자 반응은 싸늘하다. “대체 앱을 쓰라는 게 아니라 장애를 막으라는 것”이라며 사후 안내 중심의 대응을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전산 장애가 단순한 기술적 문제를 넘어 ‘신뢰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IT보안 전문가는 “금융 플랫폼은 초 단위 거래가 이루어지는 구조라 시스템 오류는 단순 불편이 아닌 실질적 금전 손실”이라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투자자 이탈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분노는 결국 ‘신뢰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 한 번의 장애는 사고일 수 있지만, 두 번의 장애는 구조적 문제다. 키움증권이 이번에도 사과로만 일단락한다면, ‘국내 최대 온라인 증권사’라는 간판은 점점 빛을 잃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