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 고흥의 유자 향기가 독일 베를린 하늘을 물들였다.
공영민 고흥군수가 직접 유럽 현지에서 고흥 농수산물의 수출길을 열며, ‘세계 속의 고흥’이라는 구상을 현실로 옮겼다. 유자차 한 잔이 외교관의 악수보다 강력하다는 말처럼, 이번 협약은 고흥의 땀과 정성이 국경을 넘어 인정받은 생생한 현장이었다.
고흥군(군수 공영민)은 12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아시아 식재료 전문 유통업체 모모고(momogo)와 500만 달러 규모의 농수산물 수출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계약서 한 장이 아니라, 고흥 농수산물이 유럽 소비자의 식탁 위로 오르는 길을 본격적으로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모모고는 베를린에 본사를 둔 아시아 식자재·밀키트 전문 유통기업으로, 독일 전역의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 독일에서는 한식과 건강식이 ‘힙한 음식’으로 자리 잡으며, 유자차·조미김·건나물·쌀 등 고흥의 대표 품목들이 차례로 진출을 앞두고 있다.
특히 이번 협약은 공영민 군수가 내세운 “생산은 농어민이, 판매는 행정이 책임진다”는 철학이 실제 성과로 이어진 상징적인 장면이다. 고흥군은 공급과 행정 지원을 맡고, 에덴식품영농조합법인은 품질관리와 출하를 담당했으며, 모모고는 현지 유통과 홍보를 총괄하는 ‘3자 협력 모델’ 을 완성했다. 행정과 현장이 손을 맞잡은 이 시스템이야말로, 고흥이 유럽 시장을 두드릴 수 있었던 힘이었다.
공 군수는 협약식 현장에서 “고흥 농수산물이 독일 식탁 위에 오른다는 건 우리 농어민의 정성과 기술이 세계에서 통했다는 뜻”이라며 “체코, 이탈리아에 이어 독일까지 진출한 것은 고흥 농업의 저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성과”라고 말했다.
협약의 열기가 식기도 전에 베를린 주요 유통매장은 이미 유자 향으로 가득했다. 고흥군은 현지에서 유자에이드·유자차·조미김 시식회 를 열었고, 향긋한 냄새에 이끌린 시민들이 매장을 가득 메웠다.
SNS에서는 ‘#K푸드 #Yuzu #Gohung’ 해시태그가 빠르게 확산되며 온라인몰 주문이 폭주했다. 한 시민은 “유자차 향이 진하고 새콤달콤해서 마시는 순간 기분이 환해진다”며 활짝 웃었다.
흥미로운 건 협약 과정에서 나온 유자+생강 건강음료 신제품 개발 논의 다. 독일에서 유자는 비타민 음료로, 생강은 면역력 강화 음료로 인식되고 있어 두 재료의 만남이 현지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베를린의 한 바이어는 “이건 겨울 감기 시즌에 완벽한 조합”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에덴식품영농조합 관계자는 “고흥의 맑은 공기와 깨끗한 토양에서 자란 원료가 독일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으니 감격스럽다”며 “이제는 ‘Made in Gohung’이 품질의 상징이 되도록 품질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은 수출을 넘어 고흥 농어민의 자긍심과 지역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렸다. 고흥군은 앞으로 독일 내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입점을 늘리고, 현지 소비자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해 ‘고흥산’ 이름을 유럽 전역에 알릴 계획이다.
공 군수는 “이번 협약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고흥의 농수산물이 유럽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자 향기처럼 진하게 번진 이번 베를린 수출협약은, 고흥이 더 이상 남도의 한 도시가 아닌 ‘세계인의 식탁 위 브랜드’ 로 나아가는 힘찬 신호탄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