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강진군의 12월 둘째 주는 일정 나열만으로는 설명이 어렵다. 군청 내부에서는 “연말 분위기가 없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국도비 확보를 위한 대면 협의, 중장기 사업의 중간 보고, 군민 고충을 직접 듣는 대규모 상담행사까지 세 갈래 흐름이 하나로 뒤엉키며 군정 전체가 숨을 고를 틈 없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오전 현재, 강진군 행정의 톤은 확실하다. 빨라지고, 넓어지고, 세밀해졌다.
오늘(8일) 강진군의 외부 일정은 출근 시간과 동시에 시작됐다. 먼저 기획홍보과장과 직원 2명은 정부과천청사로 향했다. 목적은 단순한 보고가 아니다.
2025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 대응. 신뢰를 무기로 행정을 끌어가는 시대에, 청렴도 평가는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 성과와 기관의 체질 개선을 좌우한다. 군은 불리한 지점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공정성·투명성·민원 응대 구조까지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작업을 이어갔다.
같은 시각, 기획홍보과 국도비확보팀장과 해양수산과 생태공원조성팀장은 전라남도로 이동했다. 주제는 2027년 신규사업 실무 협의. 예산이 막 확정된 ‘내년’도 아닌, 3년 뒤의 사업을 끌어오기 위한 논의라는 점에서 행정의 시간 축이 얼마나 길게 설정돼 있는지 드러난다.
전남도 직원들 사이에서도 “강진군이 이번에도 발걸음이 빠르다”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사업은 결국 누가 먼저 움직이느냐의 싸움이다. 그 점을 강진군은 정확히 알고 있다.
앞서 2일에는 플랫폼육성팀장이 전남도를 찾아 ‘초록믿음 강진 라이브커머스’ 예산 확보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코로나 이후 지역 농산물 판로가 온라인과 바로 연결되면서, 라이브커머스는 홍보를 넘어 농가의 수입을 지탱하는 실제 장치로 자리를 잡았다.
강진군이 몇 해째 이 분야에 집요하게 매달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예산 확보가 아니라, 지역 농가의 숨통을 틔워야 한다”는 내부의 문제의식도 분명하다.
여기에 오는 10일(수), 강진군청 대회의실은 하루 종일 ‘민원 현장’이 된다.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관 13명, 협업기관 상담원 4명 등 총 17명의 상담반이 행정·복지·교통·노동·국방·경찰·재정세무·서민금융·생활법률 등 13개 분야를 직접 상담한다.
군은 모든 부서에 외근·출장 자제를 공지했고, 각 부서 실무자들이 상담에 직접 배석해 문제 해결을 돕도록 요청했다. 형식적인 행사로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이 행사는 4개 지자체(강진·장흥·해남·영암)가 함께하는 구조다. 한 군 관계자는 “군민이 오면 바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주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현장에서 답을 찾는 방식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연말이 되면 보통 조직은 정리 모드에 들어가지만, 올해 강진군의 방향은 다르다. 고충을 듣는 자리에서 행정의 진짜 역량이 드러난다는 점을 잊지 않고 있다.
이어 11일(목) 열리는 ‘GG프로젝트 세부 실행계획 수립 용역 중간보고회’는 이번 주 강진군의 가장 묵직한 일정이다. 군수·국장·과장 등 약 20명이 참석하고 용역사인 정향정책연구소와 이정록 교수팀이 사업안을 설명한다.
보고회 핵심은 크게 두 축이다.▲강진-광주 상생사업(2개)▲강진 자체 대응사업(2개) 여기에 4차산업, 지역 경제, 교육, 교류, 정주환경, 주거 분야 등 군의 중장기 전략을 뒷받침할 세부 제안이 폭넓게 제시될 예정이다.
GG프로젝트는 개발 플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강진군이 앞으로 어떤 도시를 향해 갈 것인지 묻는 밑그림이며, 그 밑그림에 힘을 실어줄 국도비 사업이 어떤 구조로 엮일지를 가늠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군정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은 이 보고회를 “2025년 강진군 전체 흐름의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 강진원 군수 “연말이지만 오히려 지금이 더 중요…지금 멈추면 다음이 없다”
8일 오전 간부회의에서 강진원 군수는 “연말이라고 해서 일이 가벼워지는 것이 아니다. 국도비든 현안이든 민원이든, 일정의 어느 하나도 흘려보낼 수 없다”고 말했다.
군청 안팎에서는 강 군수의 최근 스타일을 두고 “조용하지만 훨씬 밀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안 보고와 외부 협의, 정책 점검이 연일 이어지면서 각 부서는 평소보다 더 빠른 템포로 움직이고 있다.
12월 8일 현재, 강진군은 국도비 확보, GG프로젝트, 주민 상담행사 세 흐름을 동시에 굴리며
“마지막 한 달의 힘”을 군정 전반에 집중시키고 있다. 이런 일정이 쌓여 결국 새해 첫머리에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지역 안팎에서 자연스럽게 시선이 모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