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순천시의회가 9일간 이어진 2025년도 행정사무감사를 마무리했다. 겉보기엔 해마다 반복되는 일정처럼 보이지만, 올해 감사는 분위기부터 달랐다. 그동안 쌓여 있던 시정의 결을 세밀하게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었고, 자료 준비·예산 편성·사업 추진 등 행정의 기본기를 폭넓게 점검하며 내년도 시정 운영의 방향을 가다듬는 계기가 됐다.
감사 흐름을 살펴보면, 여러 상임위원회에서 비슷한 문제의식이 드러났다. 행정사무감사 자료 작성의 체계성, 조례에 따른 위원회 운영, 사업 목적에 맞는 예산 편성, 의회 보고 절차 준수 등 ‘행정의 기초 체력’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그만큼 시정의 근본 구조를 다시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행정자치위원회는 공직사회 내부와 생활 현장을 동시에 살폈다. 직원 보호와 법적 지원 체계, 육아 친화적 환경 조성, 신규 임용자의 조직 적응 지원 등을 점검하는 한편, 노인복지관 셔틀버스 확대, 서부권 복지관 건립 검토, 어린이집 급식비·부대비용 지원 확대, 마약류 관리 강화 등 시민 생활과 직결된 사안도 폭넓게 다뤘다. 행정 내부의 여건과 시민 일상의 환경을 함께 살핀 것이다.
문화경제위원회는 사업의 일관성과 행정 절차의 적정성을 핵심 기준으로 삼았다. 문화도시 조성 취지에 맞는 사업 운영 여부, 민간보조금 정산 지연 문제, 남문터광장 사업의 방향성 유지, 민간투자사업의 통합 관리 등 주요 현안을 짚었다. 특히 기업과의 MOU 체결 과정에서 의회와의 협의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결과보다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도시건설위원회는 현장 중심으로 접근하며 설계·시공·안전 관리 등 실질적 요소를 집중 점검했다. 사업 초기의 설계와 타당성 검토가 충분했는지, 현장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신청사 건립의 세부 계획은 빠짐없이 정리되어 있는지 등을 살폈다. 순천만~국가정원 뱃길 사업은 기본계획 수립 전에 치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고, 가든마켓 운영도 목적에 맞게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올해 감사 과정에서는 불편한 상황도 있었다. 도시건설위원회에서 부실한 자료 제출로 감사가 잠시 중단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보완 자료 제출 후 재개되기는 했지만, 지난해 동일한 문제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행정의 자료 관리 체계에 대한 개선 요구가 더욱 강해졌다.
강형구 의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오랜 기간 감사 준비에 힘쓴 공무원들과 꼼꼼하게 감사를 진행한 의원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며 “자료 부실로 감사가 중단된 상황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투명성과 책임성을 위해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천시의회는 오는 18일까지 상임위별로 조례안과 2026년도 예산안을 심사한다. 이후 19일 제3차 본회의를 열어 올해 회기를 공식적으로 마무리한다. 이번 감사에서 나온 지적들이 내년도 시정 운영에 어떻게 반영될지, 그리고 ‘기본을 다시 세우는 행정’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가 순천시정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