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도의 경제 지형이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달라지고 있다.
도에 따르면 23일 공개된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시·도 지역소득’ 통계에서 전남은 GRDP 104조 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5조2000억 원 늘었다. 숫자만 보면 익숙한 통계처럼 보이지만, 산업 곳곳에서 쌓여온 회복 흐름이 한데 모여 나타난 결과라는 점이 이번 발표의 핵심이다.
우선 제조업이 6.4% 뛰어오르며 전체 경제판을 다시 움직였다. 지난해 휘청였던 석유화학은 숨을 고르는 데 성공했고, 조선업은 글로벌 선박 발주량 증가라는 순풍을 타고 뚜렷한 반등 흐름을 만들었다. 운수업도 예외가 아니다. 수출 물동량 증가로 수상운송업이 4.7% 개선되며 항만을 품은 전남 산업의 원래 힘이 다시 살아났다.
산업이 튼튼해지면 지표는 따라온다. 1인당 총생산은 5918만 원으로 전국 평균을 훌쩍 넘어, 전년보다 5.9% 늘며 전국 4위에 자리했다. 단순한 ‘순위 상승’이 아니라 ‘구조 회복’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더 주목되는 건 ‘1인당 개인소득’ 흐름이다. 가계의 실제 주머니 사정을 반영하는 이 지표에서 전남은 2680만 원으로 전국 8위를 기록했다. 2022년 처음으로 9위권에 들어선 뒤 3년 연속 한 자릿수를 유지 중이다. 흔들리지 않는 개선 흐름이 자리 잡았다는 신호다.
전남도가 강조하는 부분은 또 있다. 바로 ‘소득 유출 감소’다. 전남에서 벌어지는 소득의 상당 부분이 그동안 외부로 빠져나가 지역경제에 온전히 남지 못한다는 지적이 반복돼왔다. 하지만 도에 따르면 소득 유출 규모는 2022년 32조 원에서 2024년 12조 원으로 20조 원이나 줄었다.
출생 기본소득, 만원 주택 등 정착 정책은 물론 수도권 공공기관·공기업 유치, 향토기업 성장 지원 등 지역경제를 안에서 돌게 하는 장치들이 하나둘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인공태양 연구시설 등 최근 이어진 대형 유치 성과도 지역의 성장 기반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첨단 산업 인프라 확대는 청년층 정착 여건과 일자리 기반 강화로도 연결되며 전남 경제 구조 변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윤진호 전남도 기획조정실장은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도가 추진한 산업 기반 확충이 실질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도민 소득 수준을 높이는 데 역량을 더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전남의 경제 지표는 산업 회복과 소득 증가 흐름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제조·조선·운수업 전반의 개선과 소득 유출 감소가 맞물리며 지역경제의 기반이 한층 강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남도는 산업 기반 확충과 인구 정착 정책을 이어가 도민 생활 여건과 소득 수준을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