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5.1℃
  • 맑음강릉 7.4℃
  • 연무서울 6.2℃
  • 연무대전 6.7℃
  • 구름많음대구 8.6℃
  • 맑음울산 8.6℃
  • 연무광주 5.7℃
  • 맑음부산 10.9℃
  • 구름많음고창 5.0℃
  • 구름많음제주 8.5℃
  • 맑음강화 3.3℃
  • 맑음보은 4.6℃
  • 구름많음금산 5.7℃
  • 맑음강진군 7.0℃
  • 맑음경주시 7.9℃
  • 맑음거제 8.7℃
기상청 제공

‘서울대 10개’ 정책서 전남 빠졌다… 무안군의회, 정부에 공식 항의

- 전남통합국립대 거점대 제외 지적 “정책 설계부터 소외”
- 목포대·순천대 통합 모델 제시,특별법·재정 지원 촉구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 고등교육 지형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에는 무안군의회가 직접 목소리를 냈다.

 

무안군의회(의장 이호성)는 11일 본회의장에서 ‘지방거점국립대 육성 정책의 전남통합국립대학교 반영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의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 대상에 전남 통합 거점대학을 포함할 것을 공식 요구했다. 즉, 정책 설계 단계부터 전남이 배제되고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것이다.

 

정부는 전국 9개 거점국립대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교육과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수도권에 집중된 교육 자원을 지역으로 분산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겉으로 보면 ‘균형 발전 카드’다. 그러나 무안군의회는 이 정책이 전남 현실과는 어긋나 있다고 지적한다. 정책 취지는 그럴듯하지만, 정작 전남에는 실질적인 거점국립대가 빠져 있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그림은 큰데, 전남 자리는 없다’는 평가다.

 

특히 군의회는 현재 구조로는 전남 차원의 통합 거점대학 모델이 제대로 반영되기 어렵다고 짚었다. 각 지역이 경쟁적으로 움직이는 사이, 전남은 통합 논의조차 제도권에서 뿌리내리지 못한 채 주변부로 밀려나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교육 정책에서도 ‘전남 패싱’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 문제 제기는 상징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지방대학은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인구는 줄고, 수도권 쏠림은 더 거세졌다. 캠퍼스는 비어가고, 연구 인력은 하나둘 떠난다. 산업과 대학을 잇는 연결 고리도 점점 느슨해지고 있다.

 

빠져나가는 건 학생만이 아니다. 인재도, 기회도 함께 빠져나간다. 거점국립대에서 배제된 지역일수록 이 흐름은 더 가파르다. 속도전에서 밀리면 격차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결국 청년 유출로 이어지고, 지역 산업은 인력난에 허덕인다. 지역 소멸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과장이 아닌 이유다. 전남이 마주한 현실은 그렇게,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무안군의회가 제시한 해법이 바로 ‘전남통합국립대학교’ 구상이다. 이는 국립목포대학교와 국립순천대학교를 통합해 전남 동·서부 교육 역량을 하나로 묶자는 전략이다. 다시 말해, 분산된 자원을 결집해 경쟁력을 키우고, 지역 산업과 연계된 연구·인재 양성 체계를 구축하자는 취지다. 단순 통합을 넘어 ‘전남형 메가캠퍼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성명서에는 보다 구체적인 요구도 담겼다. 전남통합국립대학교를 지방거점국립대 육성 정책에 포함할 것, 거점대 지위 확보를 위한 특별법 정비와 재정 지원 근거를 마련할 것,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산학협력 시스템을 구축할 것 등이 핵심이다. 즉, 선언에 그치지 않고 제도와 예산까지 연결하겠다는 메시지다.

 

김봉성 무안군의회 행정문화복지위원장은 “지금 논의되는 정책 구조 속에서 전남 청년들은 여전히 수도권이나 타지역 거점대학으로 떠나야 하는 현실”이라며 “전남에도 이름뿐인 대학이 아니라, 실질 경쟁력을 갖춘 통합 거점대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이제는 ‘버티기’가 아니라 ‘판 바꾸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지역사회 반응도 엇갈린다. 교육계와 산업계에서는 통합 거점대 논의가 더 늦어질 경우, 전남이 국가 연구·인재 육성 체계에서 구조적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대학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갈등과 지역 간 이해 충돌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른바 ‘통합 리스크’ 역시 현실적인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무안군의회는 물러설 기색이 없다. 한 번 던지고 끝낼 사안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성명서 한 장으로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판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지역 정치권을 묶고, 교육계와 손을 잡고, 관계 기관까지 끌어들여 압박의 강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말이 아니라 구조를 바꾸겠다는 계산이다.

 

결국 목표는 분명하다. 정책 테이블 위에 전남 이름을 다시 올려놓는 것. 빠진 자리를 되찾겠다는 의지다. 이번에는 그냥 지나가지 않겠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서울대 10개 만들기’로 불리는 국가 프로젝트 속에서 전남의 위상 문제도 본격적인 쟁점으로 떠오르게 됐다. 이번 성명 발표를 계기로 전남 고등교육 구조 개편 논의는 정책 테이블 위로 다시 올라섰다.

 

앞으로 정부와 정치권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전남통합국립대학교 구상이 실제 정책에 반영될지, 아니면 현안 논의에 머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