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노동조합이 수년째 ‘불용 컴퓨터 처분권’을 일부 보유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금융권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업무용 PC에는 고객 정보와 내부 문서가 남을 수 있어 철저한 폐기가 필수지만, 우리은행은 이 가운데 상당량을 노조가 직접 처분하거나 기부하도록 배정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권에서는 “유례없는 특혜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일반적으로 시중은행은 4~5년이 지난 PC를 전량 은행 명의로 폐기하거나 사회공헌 차원에서 기부한다. 신한은행·국민은행·하나은행 모두 기부 물량과 회계 처리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연간 1,500~2,000대 중 약 3분의 1가량을 ‘노조 몫’으로 배정한다. 겉으로는 기부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로는 자산 처분권이 노조와 은행 간에 분할된 구조다. 이 관행의 뿌리는 과거 한빛은행 시절, 상업·한일·평화은행 통합 과정의 타협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당시의 ‘과도기적 합의’가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공적자금으로 회생한 은행이 여전히 내부 단체에 자산 처분권을 나누어주는 행태는, 공공성과 투명성의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노조가 그간 물량을 기부 형태로 처리해왔다는 점은 긍
한국 경제가 글로벌 금융 불안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흔들리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중대한 시험대에 섰다. 한국 정부가 미국에 무제한(상설) 통화스와프 체결을 공식 요청했기 때문이다.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과 맞물린 이번 조치는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니라, 한국 금융시장 안정과 국제 신뢰 확보를 좌우할 결정적 분수령이다. 국민의 기대 또한 대통령의 결단과 리더십에 쏠리고 있다. 통화스와프는 두 중앙은행이 미리 합의한 환율로 통화를 맞교환하고, 만기에 되돌리는 금융 안전망이다. 필요 시 즉시 달러를 확보할 수 있어 환율 급등과 단기 자금 경색을 막는 효과가 있다. 실제 체결 여부와 상관없이 ‘최후의 달러 백업라인’이 존재한다는 신호만으로도 시장에 심리적 안정을 준다. 과거 한국은 한시적 300억~600억 달러 규모 스와프를 체결한 바 있으나, 이번 요청은 ‘상설·무제한’ 형태라는 점에서 사상 초유다. 이는 한국 금융시장에 사실상 ‘달러 안전판’을 상시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협상에서 대통령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미국은 글로벌 달러 유동성을 통제하는 기축통화국으로, 상설 스와프를 맺은 국가는 소수(유럽·일본·영국·캐나다·스위
실적은 곤두박질치는데 자산은 늘린다. 신도리코가 보여주는 행보다. 2분기 실적이 적자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1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2200억 원대 성수동 부동산 낙찰을 동시에 진행했다. 언뜻 보면 공격적인 재무 전략 같지만, 들여다보면 본업의 위기를 화려한 ‘재무적 포장’으로 가리고 있는 모습이다. 신도리코는 여섯 번째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누적 규모는 700억 원. 이번 계약으로 지분율은 16.84%까지 올랐다. 회사는 “주주가치 제고”라고 말하지만, 자사주 소각 계획은 없다. 자사주는 결국 경영권 방어용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적자 기업이 자사주를 사들이며 주가 부양을 말하는 것은 허울 좋은 명분일 뿐이다. 실적이 무너진 상황에서 반복되는 자사주 매입은 ‘주주 환원’이 아니라 ‘경영권 지키기’에 가깝다. 올해 2분기 매출은 71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영업손실 18억 원, 순손실 146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연간 순이익 732억 원을 냈던 회사가 이제는 손실을 감당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판매 부진과 비용 증가로 본업 경쟁력이 뚜렷하게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경영진은 이 뼈아픈 실적 악화를 제대로
롯데카드 해킹 사태가 금융 소비자와 롯데그룹 전체의 브랜드 신뢰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297만 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고, 그중 28만 명은 민감정보까지 포함돼 부정사용 가능성이 제기된다. 롯데카드는 카드 재발급, 비밀번호 변경, 카드 정지 등의 조치를 진행했지만, 핵심 문제는 사고 대응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많은 소비자는 ‘롯데카드’라는 이름 때문에 롯데그룹 계열사로 오인하며 카드를 사용해 왔다. 하지만 롯데카드는 2019년 롯데그룹이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지배구조가 완전히 바뀌었다. 현재 최대주주는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이며, 산업은행 계열 KDB생명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경영에 관여하지 않지만, 이름 사용권 계약을 통해 ‘롯데’라는 간판을 유지하고 있다. 이 구조적 불일치는 금융 소비자 신뢰와 직결된다. 금융업에서 브랜드는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안전과 책임을 상징한다. 고객은 ‘롯데’라는 이름을 보고 그룹이 보증하는 카드로 인식했지만, 실제 책임 주체는 MBK파트너스와 현 경영진에게 있다. 사고 대응에서 불편과 불안을 떠안는 주체가 모호하다는 점은 금융 소비자 보호 원칙과 맞닿아 있다. 이름과 실제 소유 구조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3년 전 내세운 깃발은 ‘1등 금융그룹’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항해사 없는 배처럼 표류 중이다. 증권과 보험 인수로 외형만 불렸을 뿐, 금융사고와 내부통제 실패라는 암초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화려한 선언 뒤에는 신뢰 추락과 만년 4위라는 무거운 닻만 남았다. 임 회장은 최근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 AI 기반 혁신을 강조했다. 국민성장펀드 참여, 그룹 자체 투자, 기업 대출 확대 등 수치는 화려하다. 그러나 실제 내부통제와 신뢰 회복은 손대지 못한 채 구호만 남았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프로젝트를 연임 명분을 쌓기 위한 이벤트성 전략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화려한 수치와 선언 뒤에는, 지난 3년간 반복된 금융사고와 조직 신뢰 추락이라는 근본 문제를 해결할 전략이 부재하다. 임 회장 체제에서 우리금융은 금융소비자 피해와 직원 일탈, 친인척 특혜 대출 의혹 등으로 금융감독원 경영실태 평가 등급이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락했다. 금융지주사로서 가장 기본적인 책무인 내부통제와 책임 경영이 작동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신뢰는 더욱 바닥을 쳤다. 화려한 프로젝트와 숫자 나열만 있을 뿐,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호남의 중견 건설사 광신종합건설(회장 이경노)이 하도급업체를 상대로 벌이는 극단적 갑질 행태가 추가로 드러났다. 광신건설은 하도급업체 대영건업을 상대로 ‘채무부존재 및 부당이득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해 법적·재정적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벌금까지 떠넘긴 사실이 확인됐다. 대영건업은 국세청 압류로 통장과 재산이 묶여 변호사 선임조차 어려운 상태다. 법적 대응을 못할 경우 자동 패소가 불가피해 하도급업체는 벼랑 끝에 몰려 있다. ◇벌금까지 전가…공사 현장 기록이 증언 2023년 수원지검 안산지청에서 부과된 벌금 150만 원이 하도급업체에 전가된 사실은 충격적이다. 당시 펜스 외부 인도에서 보행자 사고가 발생했지만, 광신건설 소장은 본사 보고 대신 현장 경비 처리로 덮으라고 지시했다. 이후 벌금 청구서는 대영건업으로 넘어갔고, 정산 과정에서 당초 합의된 간접비·계약금조차 뒤집혀 결국 모든 부담이 하도급업체에 돌아갔다. 공사 현장 출력현황표에는 “직영처럼 일 시키고, 기성은 물량대로…무슨 고무줄 놀이도 아니고”라는 기록이 남아 있어, 광신건설이 직영 수준의 지시를 내리면서 정산은 불리하게 처리한 구조가 명백히 드러난다
한국은 또다시 금융 주권의 기로에 서 있다. 글로벌 거대 디지털금융 플랫폼이 자국 시장을 잠식하는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고, 이에 맞설 ‘한국형 대항마’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의장이 전격적인 협력에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은 금융 주권을 흔드는 최대 변수다. 올해 들어 9월 28일까지 국내 5대 거래소에서 거래된 스테이블코인 규모는 약 118조 원에 달한다. 지난해 대비 2.5배 늘어난 수치다. 거래대금의 절반은 해외 송금에 활용된다. 이는 원화 대신 달러 기반의 디지털 금융이 일상화되고 있다는 뜻이며, 자본의 해외 유출 속도도 그만큼 빨라지고 있다. 미국은 이런 흐름을 기회로 삼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비트코인 ETF, 토큰증권화를 금융 패권 전략의 세 축으로 공식화했다. 디지털 금(비트코인), 통화 패권(스테이블코인), 자본시장(토큰증권)까지 모두 미국 중심으로 돌아가는 구조가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자칫 방심하면 한국 금융시장은 ‘달러 디지털금융’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네이버의 시선은 이 점을 정확히 겨냥한다. AI 분야에서 ‘소버린 AI(주권형 인공지능)’를 강조하듯, 금융에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약속은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벨기에 부동산 펀드 불완전판매 사태 앞에서 임 회장과 우리은행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피해자들이 실질적 보상과 책임 있는 대책을 호소했지만, 돌아온 답은 “검토 중”이라는 무책임한 언급뿐이었다. 우리은행은 실적 개선을 강조한다.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상반기 8,863억 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며, 특히 수수료 이익은 WM·IB뿐 아니라 카드·리스 등 비은행 부문까지 고르게 성장하며 분기 5,000억 원대 이익을 이어갔다. 그러나 성과 뒤에 불완전판매로 전 재산을 잃었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의 절규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은행이 외면할 수 없는 사회적 책임은 여전히 남아 있다. 더 큰 문제는 임 회장의 이중적 태도다. 그는 그룹 워크숍에서 ‘신뢰할 수 있는 자산관리 전문은행’을 만들겠다며 불건전 영업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 발생한 불완전판매 사태에는 눈을 감았다. 말로는 소비자 보호를 외치면서 행동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정진완 우리은행장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금까지 임 회장의 그늘에 가려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정릉골 재개발 사업은 오랜 기간 주민들의 기대와 불안이 교차한 현장이다. 그러나 최근 드러난 조합 내부의 갈등과 비상식적 의사결정 구조는 ‘주민을 위한 사업’이라는 재개발의 본질적 목표와는 크게 어긋나 있었다. 김계숙 교수의 증언은 그 민낯을 드러낸다. 첫 번째 충격은 분담금이었다. 관리처분 인가 이후 조합원들에게 통보된 분담금 예정액은 평균 5억 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김 교수는 “현재 아파트를 팔고 정릉골 물건을 매입했는데, 인플레이션과 집값 폭등에도 불구하고 감정평가액이 매입가보다 낮게 산정됐다”며 “그 결과 분담금이 지나치게 높아져 조합원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이에 일부 조합 임원들은 ‘정비계획 변경’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사업성을 높이고 분담금을 줄이겠다며 새로운 설계안을 내세운 것이다. 당시 분위기는 정비 변경 찬성으로 기울었고, 다수의 조합원들이 “조금 더 명품 테라스 하우스를 지을 수 있다”는 기대에 동조했다. 그러나 두 번째 충격은 이내 찾아왔다. 2024년, 조합이 제시한 최종 설계안은 주민들의 기대와 달랐다. 기존 4층형 테라스 주택 위주의 단지가 아닌, 15층 아파트 중심의 설계였던 것이다. 약속
우리금융F&I가 최근 1,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수요예측에서 1조 3,360억 원의 주문이 몰리며 겉으로는 흥행을 기록했지만, 당초 최대 3,000억 원 증액 가능성이 무산된 점은 눈여겨봐야 한다. 이는 단순한 조달 성과라기보다는 단기 유동성 확보에 그친 결과이며, 그 배경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과 모회사 우리금융지주의 신용도 의존, 그리고 금융당국의 날카로운 시선이라는 삼중의 굴레가 존재한다. 표면적으로는 성공적인 발행처럼 보이지만, 시장이 신뢰한 것은 우리금융F&I 자체의 펀더멘털이 아니라 ‘우리금융’ 그룹의 지원 여력이다. 실제 우리금융F&I는 2022년 출범 이후 그룹 차원의 지원과 은행 차입을 통해 외형을 급격히 불려왔다. 불과 2년 만에 자산이 3,361억 원에서 1조 2,500억 원을 넘어서며 단기간에 팽창했지만, 이는 ‘자력 성장’보다는 은행 자금을 통한 확장이었다. 이번 발행 역시 우리금융 브랜드 신용도에 의존한 ‘보증 심리’ 덕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올해 초 검사 결과에서 우리금융F&I가 특수목적회사(SPC)를 활용해 우리은행 대출을 끌어오는 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