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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년 전 김구 선생 연설, 함평서 다시 울리다…사적비 제막 현장 공개

- 해방 직후 찾은 함평초, 자주독립 외친 뜻 오늘에 되살아
- 학생 편지 낭독·리코더 연주로 백범 정신 기려
- 군민과 함께한 만세삼창…나라사랑 교육의 산 현장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79년 전 함평초등학교 강당에는 해방의 기운과 민족의 열망이 가득했다. 백범 김구 선생이 직접 연단에 올라 “외세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자주독립과 통일국가를 세워야 한다”는 뜨거운 연설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날의 목소리가 세월을 넘어 다시 함평에서 울려 퍼졌다.

 

함평군은 지난 23일 함평초등학교에서 ‘백범 김구 함평사적비 제막식’을 열고, 군민과 학생, 지역 기관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선열의 정신을 기렸다. 이번에 세운 사적비는 함평초등학교와 함평읍 중앙길의 백범정(옛 낙수정) 두 곳에 건립됐다. 이는 백범의 발자취를 후세에게 전하고, 자주독립과 통일을 향한 염원을 교육 현장에서 되살리려는 취지다.

 

제막식은 기념 행사를 넘어, 하나의 역사 수업처럼 느껴졌다. 당시 연설을 직접 들었던 최종현 어르신이 증언자로 나서 “어린 시절, 김구 선생의 목소리는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일깨워주었다”고 말하며 참석자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했다. 또 김윤우 함평초 학생회장이 낭독한 편지글은 “김구 선생의 정신을 이어받아 나라를 사랑하는 청소년이 되겠다”는 다짐을 담아 박수를 받았다. 학생들의 리코더 합주도 행사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행사에는 강하춘 함평군 부군수, 이남오 군의회 의장, 김남용 전남서부보훈지청장, 박정애 함평교육지원청 교육장, 나유리 함평초 교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제막의 의미를 더했다. 제막식 마지막에는 참석자 전원이 사적비 앞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삼창을 외쳤고, 현장에는 나라사랑의 정신이 뜨겁게 퍼졌다.

 

함평군은 이번 사적비 건립을 단순히 과거를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교육과 문화 속에서 살아 있는 역사 자산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군은 앞으로 관내 학교와 지역 단체와 협력해 사적비를 기반으로 한 나라사랑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청소년 역사 체험 활동을 적극적으로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군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애국정신을 배우고, 후대에 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강하춘 부군수는 “백범 김구 선생의 숭고한 뜻이 함평 땅에 길이 남아 군민 모두의 애국심을 북돋는 힘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교육과 문화, 지역사회 곳곳에서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하고 확산하는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79년 전의 울림이 오늘에 되살아난 순간, 함평군민들은 백범의 목소리를 역사책이 아닌 현재의 현장에서 다시 만났다. 이는 한 인물을 기념하는 차원을 넘어, 공동체가 함께 역사를 기억하고, 다음 세대에 전할 소중한 교훈으로 삼는 자리였다.

 

사적비에 새겨진 뜻처럼, 함평에서 시작된 작은 울림은 앞으로도 학생과 군민들의 삶 속에서 나라사랑의 정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김구 선생이 남긴 자주와 통일의 염원은 세월이 흘러도 희미해지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더 큰 용기와 희망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