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신안군의 생명존중 정책이 전남 전체에서 다시 주목받았다.
최근 진도군 쏠비치에서 열린 ‘2025년 정신건강증진사업 성과대회’에서 신안군이 전라남도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며 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이 장면은 평가 결과를 넘어선다. 섬 곳곳을 직접 돌며 하나씩 쌓아온 행정의 발걸음이 마침내 공식 무대에서 조명을 받은 순간이기 때문이다.
섬 사이를 잇는 배길처럼, 신안군의 정책도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작은 노력들이 모여 큰 흐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 묘한 울림을 준다.
섬 주민의 정신건강 문제는 육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특성이 다르다. 병원 접근이 어렵고, 교통 여건도 제한적이며, 고립감이 심화되기 쉬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신안군은 이 구조적 한계를 인정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아예 ‘찾아가는 돌봄’을 기반으로 한 현장 중심 행정체계를 구축했다.
무의도서까지 배를 타고 들어가 생명사랑 홍보와 상담을 이어가는 모습은 어느 지역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특화된 공공서비스다.
또한 신안군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생애주기별 고위험군 선별을 체계화했다. 청소년 정서 지원, 중년층 스트레스 관리, 고령층 고립 예방 등 연령별 특성을 반영한 교육과 상담을 촘촘히 배치하며, 자살·자해 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하는 역량을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군·경찰·학교·의료기관 등과의 협력이 긴밀하게 이어지며, 지역 단위 안전망이 점차 형태를 갖춰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주민 참여형 생명존중안심마을 사업이 더해지면서, 행정이 주도하는 정책에서 주민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로 확장되고 있다.
마을 단위 캠페인과 교육이 활발해지자, 지역 곳곳에서 “우리도 살펴보자”, “서로 챙기자”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퍼졌다. 정책이 생활 속으로 스며드는 흐름이 생긴 것이다.
이 변화는 신안군이 ‘섬 지역의 어려움을 극복했다’는 수준을 넘어서, 지역 특성을 공공서비스의 새로운 형태로 재해석해냈다는 점에서 더 흥미롭다.
행정의 끈질긴 움직임이 마을 분위기까지 슬쩍 바꿔놓는 과정은, 마치 조용히 흐르던 물길이 어느 순간 새로운 지형을 만들어내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김현희 신안군 보건소장은 “섬 곳곳까지 이어지는 생명안전망을 더 튼튼하게 만들겠다”며 “주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기준으로 정책을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번 수상은 신안군이 걸어온 정신건강 정책의 흐름 전체를 한 번에 비춘 장면이기도 하다.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에 가까이 다가가려 한 행정의 꾸준함이 쌓여 만들어낸 결과로, 신안군이 앞으로 펼쳐갈 ‘생명사랑 행정’의 방향에도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